SK D&D, ‘부동산+에너지사업’ 결합체
실적 변동성 높은 부동산 개발업 공백, 에너지로 메워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SK디앤디(이하 SK D&D)는 시장에서 부동산 개발업체(디벨로퍼)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사업 비중도 20%에 육박한다. 부동산 개발업은 특성상 실적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메우기 위해 전략적으로 에너지 사업을 선택한 것이다. SK D&D가 부동산 디벨로퍼로서는 드물게 상장사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실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ESS 사업 시장점유율 22.7%


올해 6월말 기준 SK D&D의 매출액은 3216억원이다. 이중 부동산 개발이 2726억원으로 84.8%를 차지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366억원(11.4%), 가구사업 87억원(2.7%), ESS 사업 37억원(1.2%) 순이다.


겉으로 보기엔 부동산 개발의 비중이 절대적이지만 이를 분기별로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도 부동산 개발의 매출 비중이 80%를 각각 넘었지만 3분기에는 69.4%, 4분기에는 73.6%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는 39.5%로 반 토막이 났다. 2분기에는 가산 SK V1센터, 가산 W센터, 강남역 비엘 106 등 오피스텔 입주로 부동산 개발 매출이 전분기 대비 여섯 배 이상 늘어난 2768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변동성이 큰 셈이다.


SK D&D의 들쭉날쭉한 실적을 메워주는 것은 에너지 사업이다. ESS와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중 ESS 사업은 단순히 구색 맞추기 수준이 아닌 국내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계약이 완료된 ESS 프로젝트는 408MWh로, 시장점유율은 22.7%로 추정된다. 총 19개 사업장의 상업운전 및 계약을 확보했고 현재 10개 사업장의 156MWh 규모의 상업운전이 진행 중이다. 올해 피크 저감용과 태양광 연계용 ESS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계약 목표를 800MWh로 잡았다.


SK D&D의 ESS 사업은 삼성SDI로부터 배터리를 받아 EPC(설계·조달·시공)를 진행하고 운영수입을 인식하는 구조다. LS산전과 마찬가지로 ESS 뿐 아니라 태양광, 풍력발전 EPC까지 추진하고 있다.


SK D&D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발전 유형으로는 태양광과 풍력발전 사업 등이 있다.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은 ▲개발 후 발전 사업에 대한 사업권을 매각하고 EPC 도급 ▲발전사업의 개발단계부터 건축까지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운영단계에서 전력 등을 판매 등이다.


개발 사업으로는 신흥 태양광 발전소, 영암 F1 경기장 태양광 잘번소, 대구 하수처리장 태양발전소, 울진 풍력발전소 등이 있다. 운영사업으로는 남원사랑 태양광발전소, 제주 가시리 풍력발전소, 순천 맑은물 센터 태양광 발전소 등이 있다. 현재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4개 프로젝트는 모두 경북지역에 위치하며 규모는 290MW(도급금액 6670억원 추정)다.


◆고급 임대주택 시장에 진출


SK D&D의 부동산 개발업은 경기 흐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동안 사업장이 대부분 미분양 가능성이 적은 서울 지역에 위치했다. 현재 확보한 사업장도 종로와 을지로, 서초, 논현, 신촌, 구로, 목동, 여의도 등 수요가 풍부한 지역이다. 이곳의 택지를 확보한 뒤 건물을 지어 주로 상업용 오피스텔 등을 공급해왔다. 올해 6월말 기준 수주잔고는 2조 3360억원 규모다.


부동산 개발업 실적의 변수는 IFRS 15 도입이다. 과거 공정률에 따라 실적이 반영된 것과 달리 이제는 입주 및 인도까지 이뤄줘야 실적이 한꺼번에 반영된다. SK D&D의 사업 중에서는 문래 SK V1이 내년 하반기, 성수동 SK V1과 저동호텔이 2020년 상반기에 실적이 인식될 예정이다. 매각을 완료한 서소문 오피스만 공사 진행률에 따라 매출이 반영된다. 이는 ESS 등 에너지 사업이 부동산 개발업의 실적 공백을 메워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SK D&D의 행보 중 주목할 점은 임대사업이다. 이를 위해 자회사인 리츠 AMC ‘디앤디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으며 임대주택을 담은 상장 리츠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서초, 수유, 신촌 등지에 부지를 확보하고 이곳에 임대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 6월 1490억원에 인수한 서초 메트로빌딩은 고급 임대주택과 리테일 시설을 결합한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SK D&D의 임대주택 사업은 저소득층이 아닌 고소득층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며 “디앤디인베스트먼트는 리츠 자산을 위탁받아 관리하고 SK D&D는 리츠에 자산을 공급하는 파이프라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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