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D&D, 유증자금 1300억 어디에 쓸까
CB 상환·지식산업센터 개발·풍력발전소 설립 등에 투자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SK디앤디(이하 SK D&D)가 1년여를 끌어온 최창원 회장과 SK가스 지분 매각을 확정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유상증자에 쏠린다.


SK D&D는 11월까지 지분 매각을 완료한 뒤 오는 12월 주주들을 대상으로 1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공동경영을 약속한 SK가스와 한앤컴퍼니는 이미 유상증자 참여를 공언했다. 유상증자 규모가 큰 만큼 조달자금을 어디에 사용할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유증후 부채비율 100%p 이상 낮아질 듯


이번 유상증자는 조건이 하나 있다. SK가스와 최창원 부회장이 한앤코 13호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이 종결된다는 조건 하에 결정됐다는 점이다. 만약 거래 종결이 예정보다 지연될 경우 유상증자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 이번 거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승인을 받지 못해 거래가 무산될 경우 유상증자는 철회될 수 있다. 계약이 예정대로 11월 6일까지 종결되면 유상증자를 위한 청약을 12월 17일부터 시작한다. 이후 12월 20일 청약대금 납입을 거쳐 내년 1월 3일 신주를 상장한다.


일단 기존 주주들은 유상증자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SK가스와 한앤코13호는 각각 321억원을 출자한다. 배정받는 신주는 SK가스가 112만 4390주, 한앤코13호가 112만 4391주다. 1주당 0.25주의 신주를 배정했다. SK D&D는 실권주 발행을 취소할 계획이다.



SK D&D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에 대한 대략적인 사용계획도 잡아놓았다. 우선 내년 1분기 내로 전환사채(CB) 상환에 240억원을 투입한다. 지난 2016년 7월 발행한 800억원 규모의 CB 중 30%를 조기 상환하는 것이다. 이 CB는 이자율 연 3%로 만기는 내년 7월에 도래한다. SK D&D 관계자는 “애초부터 우리가 보유한 콜 옵션 만기(2019년 4월) 이전에 CB 발행액의 30% 가량을 조기 상환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유상증자 및 CB 상환으로 SK D&D의 재무상태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6월말 기준 SK D&D는 단기차입금 1080억원, 장기차입금 3722억원 등 부채총계가 8458억원에 달한다. 자본총계가 2564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부채비율이 329.8%로 높은 편이다. 이번 유상 증자가 이뤄질 경우 자본총계가 1300억원 증가하고 부채는 240억원 줄어들면서 부채비율은 200% 초반대로 떨어지게 된다.


SK D&D, 매년 1000억원 이상 신규 투자


SK D&D는 주력사업인 부동산 개발에도 투자한다. 150억원을 서울 영등포의 지식산업센터 개발을 위한 토지 매입에 사용할 예정이다. SK D&D 관계자는 “현재 공장 등의 시설물이 위치한 지역으로 이곳의 토지를 매입한 뒤 지식산업센터를 지어 분양할 계획”이라며 “인허가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내년 하반기 토지매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 D&D는 서울 성수동과 가산동, 당산동 등지에 토지를 확보한 뒤 지식산업센터를 개발해 분양해왔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SK D&D의 사업장은 주로 서울에 위치해 부동산 경기 변화의 영향이 비교적 적은 편”이라며 “미분양 가능성이 적은 지역만을 골라 개발하기 때문에 사업 리스크가 낮다”고 말했다.


경북지역의 풍력발전소 개발에도 1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현재 인허가를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착공한다. SK D&D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지명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설비 투자에도 160억원을 투자한다.


이밖에 SK D&D는 구체적인 사용대상과 집행시기를 정하지 않았지만 2순위와 3순위로 상업시설 개발(150억원), 임대주택 개발(260억원), 풍력발전소 개발(100억원), ESS 설비 투자(140억원) 등을 계획하고 있다. SK D&D 관계자는 “매년 신규 투자금액이 1000억원 안팎”이라며 “부동산 개발회사인 만큼 임대주택과 상업시설용 토지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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