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대기업 계열사 M&A 217% 증가…'김상조 효과'


[공진우 기자] 올해 상반기 지배구조 개편 등의 영향으로 국내 대기업의 계열사 간 인수·합병(M&A) 건수와 금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업결합 건수는 33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5건보다 41건 증가했다. 전체 기업결합 금액은 247조6000억원에서 175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대형 기업결합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 소재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국내 기업의 기업결합은 건수가 증가하고 금액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기업결합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215건에서 올해 266건으로 증가한 반면 금액은 41조5000억원에서 21조6000억원으로 줄었다.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대형 기업결합이 줄어든 결과로 분석됐다.


기업집단 내 구조조정으로 볼 수 있는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73%(63건→109건) 늘었고, 금액은 40.2%(25조6000억원→15조3000억원) 줄었다.


혁신성장 동력확보와 신산업 진출로 볼 수 있는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 건수는 3.3%(152건→157건) 증가하는데 그쳤다. 금액은 60.4%(15조9000억원→6조3000억원) 감소했다. 해외진출 등을 목적으로한 국내기업의 외국기업 인수는 6건에서 4건으로 줄었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은 기업결합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결합 건수는 45건에서 107건으로, 금액은 15조3000억원에서 16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대기업집단에서는 사업 구조 개편으로 볼 수 있는 계열사간 기업결합 건수가 무려 216.7%(18건→57건) 늘었다. 금액은 198%(4조9000억원→14조6000억원) 증가했다. 소유·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지주회사 전환, 순환출자 고리 해소 등을 추진하면서 기업결합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지주가 롯데상사 등 6개 회사를 합병하고 CJ제일제당이 영우냉동식품을 합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태광그룹의 한국도서보급이 쇼핑엔티와 티시스를 합병한 것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집단에서 비계열사와 기업결합 건수도 85.2%(27건→50건) 늘었다. 다만 금액은 82.7%(10조4000억원→1조8000억원)나 감소했다. 혁신성장 동력확보와 신산업 진출목적을 위한 M&A는 활발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대기업집단은 기업결합을 통한 사업다각화를 활발히 진행했으나, 세계경제 불확실성 증가 등의 이유로 대규모 M&A는 시도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보호무역주의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외국기업의 기업결합은 다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결합 건수는 80건에서 70건으로 줄고, 금액은 206조1000억원에서 153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공진우 기자 oasis1206@paxn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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