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시장, 과열 소강 상태…하반기 대어 출연 ‘양극화’ 심화


[공진우 인턴기자]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이후 과열 양상을 보였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7월을 기점으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초 이후 과열 양상을 빚었던 코스닥벤처펀드의 자금 유입이 둔화된 데다 증시가 침체되고 신규 상장 종목의 수익률이 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무리한 청약 경쟁으로 공모가가 고평가됐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합리적 가격 형성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현대오일뱅크, CJCGV베트남,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기업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기업별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7일 SK증권에 따르면 지난 3일을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 3개, 코스닥시장에 30개 등 33개 기업이 신규 상장했다. 공모금액은 유가증권시장 5176억원, 코스닥 7648억8000만원 등 모두 1조2866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IPO시장은 7월을 기점으로 수요 예측이 진정되는 등 분위기가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신규 상장한 종목의 수요예측 결과는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 또는 밴드 상단 초과에 집중됐으나 지난 달 수요예측에서는 희망 공모가 밴드를 하회하거나 하단에 형성되는 기업이 한 두 곳씩 출현했다.


특히 지난달 신규 상장된 6개 기업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평균 678.3대 1, 일반청약 경쟁률은 542.2대 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6월 기관 수요예측경쟁률이 546.5대 1 , 일반청약 경쟁률이 1154.6대 1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기관 수요예측에서는 양호했으나 일반 청약 경쟁률은 크게 하락한 것을 볼 수 있다.


수익률도 부진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상장한 6개 기업의 평균 수익률을 보면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24.2%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 6일을 기준으로 공모가 대비 현재주가 수익률은 -1.2%에 그쳤고, 시초가 대비 현재주가 수익률은 -16.8%를 나타냈다. 공모를 통한 경우와 시초가에 매입한 경우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이후 두 달간 과도한 수요예측 경쟁이 펼쳐졌고, IPO기업의 고평가 논란을 야기했다”며 “이는 곧 상장 이후 주가 하락을 야기했고, 무분별한 수요예측 경쟁 열기를 조금씩 누그러뜨리는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침체된 증시 분위기도 IPO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규 상장 기업들의 공모가 고평가 논란과 함께 상장 이후 수익률 관리 측면에서도 좀더 보수적인 수요예측 참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연초 이후 16% 이상 상승했던 코스닥지수는 6월 들어 하락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고, 현재는 연초 대비 -1.2%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올해 1월 정부가 발표한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했던 코스닥은 미중 무역전쟁과 바이오 회계 이슈 등에 휩싸이며 변동성을 키웠다.


이 연구원은 “상반기 IPO시장은 무리한 청약 경쟁으로 인해 공모가가 높게 형성돼 왔지만 최근 벤처펀드 설정액 증가 둔화 등 수요가 감소하자 합리적 가격 형성을 위한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며 “하반기 대어급 기업이 등장하면 수요자들은 망설임없이 달려들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시장 분위기에 휩싸이기 보다는 개별 기업 하나하나의 가치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게임즈가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두고 있다. 공모규모만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CJCGV베트남 역시 지난 6월 상장예심을 청구하고, 심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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