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 겪는 치매치료제 시장…국내 활발한 임상 진행 ‘두각’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인구 고령화로 치매 관련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치매치료제는 다른 치료제에 비해 실패 확률이 높고 개발이 까다로운 탓에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매치료제 개발은 더딘 현실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아 현재 시판 중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에자이의 ‘아리셉트’, 노바티스의 ‘엑셀론’, 머츠의 ‘나멘다’, 존슨앤존슨의 ‘라자딘’ 등 4개에 불과하다. 가장 먼저 개발된 워너 램버트의 ‘코그넥스’는 1994년 미 FDA의 허가를 받았지만 현재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 약들은 증세를 완화하거나 치매의 진행속도를 다소 늦출 뿐 치매의 근본원인인 뇌세포 손상을 최소화 시키는 약이라 치매 치료제로서는 역부족이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이 더딘 것은 임상시험에서의 실패율이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 많은 글로벌 빅파마들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으나 대부분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에서 실패했다.


치매를 유발하는 베타아밀로이드의 생성을 억제하는 신약에 대한 임상시험도 2001년에 이르러서야 시작됐고 현재까지 이와 관련된 임상시험은 대부분 실패했고, 개발된 신약도 아직 없다. 치매치료제 중 가장 마지막에 개발된 ‘나멘다’가 미국 FDA로부터 승인(2003년) 받은 후 지금까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새로 허가된 사례도 없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이 천연물 등을 이용한 치매 치료제 개발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치매치료제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동아에스티는 근본적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해 국내 제약사 중에는 최초로 2013년 민간 주도의 치매 전문 연구센터인 ‘동아치매센터’를 설립했다.


동아치매센터에서는 동아에스티, 삼성서울병원, 차의과대학,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함께 치매환자 유래 역분화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매질병모델을 개발해 치매의 진단 및 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기술을 구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향후 새로운 치매 타깃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천연물 소재를 기반 치매치료제 ‘DA-5207’의 전임상을 마치고 미국 제약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에 500만 달러와 지분 24%를 수령하는 조건으로 기술수출했다. DA-5207은 1일 1회 패치 제형에서 1주일 제형으로 편의성을 높인 치매치료 후보물질이다. 이에 따라 'DA-5207'에 대한 개발은 뉴로보사가 전적으로 담당한다.


일동제약도 천연물 기반 치매치료제 후보물질 ‘ID1201’의 임상 2상을 진행중이다. ‘ID1201’은 멀구슬나무의 열매인 천련자에서 추출한 천연물로 치매의 주요 발병 원인을 억제하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을 보여 새로운 치매치료제로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ID1201’은 동물 시험에서 치매의 다양한 원인들을 차단해 인지기능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포스트는 동종 제대혈유래 중간엽줄기세포를 주성분으로 한 ‘뉴로스템’을 개발중이다.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뉴로스템'의 임상 1?2a상을 승인받고 경도 및 중등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뉴로스템’의 안전성 및 탐색적 유효성을 평가하는 1·2a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삼성서울병원에서 임상 1·2a상을 진행중이다.


동국제약은 1회 투여로 1개월간 약효가 지속되는 ‘도네페질 데포’ 개발을 위해 2015년 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받고 현재 개발중이다.


대화제약도 도네페질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증 내지 중등증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DHP1401'의 임상 2b상을 진행중이다.


차바이오텍은 태반줄기세포 유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CB-AC-02'의 임상 1·2a상을 진행중이다. CB-AC-02는 태반 조직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대량배양 기술과 세포동결 기술을 통해 별도의 배양기간이 필요한 주문 생산 방식이 아닌 기성품 형태로 공급하는 동결 세포치료제다. 정맥주사 방식으로 투여돼 기존 뇌수술을 필요로 하던 투여 방식에 비해 위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대웅제약, 제일약품 등도 치매치료제 개발을 위한 초기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들 치료제 개발은 현재 임상 1상~2상 단계기 대부분이라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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