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결산-롯데그룹]
순익 급감에도 기부금 10%↓…신동빈 효과?
[2018 결산-롯데그룹]③ 3심 진행중, 리스크 해소 전까진 증가 전망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롯데그룹이 지난해에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계열사의 순익이 급감하거나 적자로 전환했음에도 기부금은 10% 남짓 줄이는데 그쳤다. 일각에선 신동빈 회장이 법정구속 상태에서 풀려나긴 했지만 3심을 앞두고 있었던 만큼 롯데 주요 계열사의 통 큰 인심이 이와 무관치 않았을 것이란 시각이다.


롯데그룹 11개 상장사는 지난해 사회공헌활동 등에 694억원을 기부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롯데쇼핑이 가장 많은 224억원을 기부했고, 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가 각각 138억원, 11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현대정보기술은 작년에도 기부금을 전혀 내지 않았다.


이들 상장사의 지난해 기부금 규모는 2017년(771억원)에 비해 9.9% 줄었다. 하지만 순이익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3%로 같은 기간 7.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기부금 보다 순이익이 더 많이 줄어 나타난 현상이다. 실제 지난해 11개 상장사의 당기순이익은 6731억원으로 전년 보다 73.3%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2017년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많은 기업들이 적잖은 기부 행렬을 이어갔던 해다. 롯데그룹 역시 다르지 않았다. 이를 제거하면 기부한 금액이 실제로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기에 따라선 롯데그룹이 작년에도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롯데그룹이 순익 급감에도 기부금 규모는 크게 줄이지 않았던 이유는 뭘까. 일각에선 신동빈 회장 때문으로 보고 있다. 앞서 신 회장은 작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을 건넨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으며 법정구속 됐다. 이후 같은 해 10월 집행유예로 석방됐고, 현재 3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즉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음을 어필하기 위한 조치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석방된 이후 대규모 투자 계획과 함께 일자리 창출에 대해 누차 강조해 왔다”며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인데, 이 측면에서 보면 순익이 줄었다고 기부금을 대폭 줄이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 회장 리스크가 완전히 소멸되고, 지주사 체제가 완성되기 전까진 기부금도 소폭이나마 매년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지난해 롯데그룹의 기부금 규모가 실질적으로 늘었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른 오너 일가의 배당금 규모가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손 쳐도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기부금 대비 오너 일가의 배당금 증가추이가 가팔라서다. 실제 평창올림픽 등 일회성 요인을 제거해도 롯데그룹의 기부금은 2년에 한번꼴로 증감을 반복하고 있는 반면, 오너 일가 배당금을 꾸준이 늘고 있다. 최근 5년간만 봐도 2014년 193억원 수준이던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배당금 규모는 지난해 406억원으로 110.4%나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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