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삼성전자 vs 체면 살린 LG전자
1분기 잠정실적 ‘희비’…반도체에 울고, 미세먼지에 웃고


[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삼성전자LG전자가 5일 1분기 잠정실적을 나란히 발표한 가운데 양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와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 악화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반면 LG전자는 생활가전 판매량 호조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 연결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52조 원의 매출과 6조2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기 대비 매출은 12.3%, 영업이익은 42.5% 줄어든 수치로, 시장 전망치(매출 53조 원대, 영업이익 7조원대)보다도 1조 원 가량씩 낮은 성적을 냈다. 이 회사가 10조 원 아래의 영업이익을 내기는 2017년 1분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주력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경기 하락 국면에 들어간 데다가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까지 하락하면서 이 회사 실적 둔화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두 사업 모두를 포괄하는 반도체(DS)부문은 작년 기준 삼성전자 전체 매출의 약 40%, 영업이익은 79%를 책임지고 있을 정도로 회사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갤럭시S10’ 시리즈 출시 효과나 계절적 성수기에 따른 가전부문이 선방했더라도 전반적인 성과 유지는 어려웠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같은 기간 LG전자는 생활가전과 임대(렌털)사업 확대 등으로 이익 창출 효과를 제대로 봤다.


매출의 경우 전기 대비 5.4% 줄어든 14억9159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8996억 원)은 무려 1088.4% 끌어 올려 작년 4분기 부진을 만회하는 데 성공했다.


LG전자의 1분기 성과는 가전(H&A) 사업부의 선방이 크게 한 몫했다는 평가다. 시기적으로 가전제품의 성수기 시즌과 TV, 스타일러, 건조기 등 프리미엄 라인업의 인기가 맞물린 데 따른 효과다.


특히 최근 미세먼지 이슈가 크게 부상하면서 기존 LG전자가 강점을 보여온 의류관리기(스타일러), 건조기, 청소기, 직수 정수기 등 환경과 밀접하게 연결된 가전제품의 판매도 호조세를 띠었다.


이와 함께 공기청정기, 정수기, 의류관리기 등 케어솔루션을 앞세운 생활가전 렌털사업도 수익을 톡톡히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5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온 모바일(MC) 사업부의 경우 1분기에도 적자를 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게 나오고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