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기아차 사내이사 올랐다
주총안건 모두 원안대로 가결…책임경영·그룹내 영향력 강화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기아차의 사내이사에 올랐다. 기존 기아차 기타비상무이사(비상근)에서 이번에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책임경영과 그룹 내 영향력을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기아차는 15일 서울 서초구 헌릉로에 위치한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해 임기가 만료되는 정 수석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가결시켰다. 정 수석부회장은 2005~2008년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고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현대차 부회장을 맡으며 기아차에서 기타비상무이사(비상근)로 이사회에 참석해왔다.


정 수석부회장의 재선임 가결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2대주주인 국민연금(6.52%)이 전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정 수석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한 찬성입장을 밝히며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사내이사에 오르면서 그의 책임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상시 회사에서 근무하지 않는 비상근이사와 달리 사내이사는 실질적으로 경영을 담당하고 책임지는 자리라는 점에서다. 과거 기아차 대표이사 시절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실적개선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앞서 그는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 재직 당시 ‘디자인 경영’을 내세우며 폭스바겐 총괄 디자이너 출신의 피터 슈라이어를 2006년 영입, 세단 차종을 ‘K’로 묶어 성공적으로 론칭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실제로 2006년과 2007년 영업손실(연결기준) 3652억원, 580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에 허덕이던 기아차는 2008년 흑자전환(7억원)에 성공했다.



그의 그룹 내 영향력도 한층 강화됐다. 현대차그룹 주요 4개 계열사(현대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기아차)의 사내이사를 맡는 한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에 오를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2일 정기주총에서 정 수석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처리와 연계해 주총 이후 별도 이사회 결의를 거쳐 대표이사로 확정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도 이날 정 수석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로 한 상황이다.


한편 이날 기아차 주총에서는 전체 안건이 가결됐다. ▲사내이사 3명 선임의 건 ▲남상구 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의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2018년도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모두 가결됐다. 사내이사 3명은 정 수석부회장과 박한우 기아차 사장, 주우정 기아차 전무인데 임기가 만료되는 정 수석부회장과 박 사장은 재선임, 주 전무는 신규 선임이다. 앞서 국민연금이 남상구 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에 대해서는 한전부지 매입 당시 사외이사로서 감시의무 소홀 등을 이유로 반대입장을 밝혔지만 해당 안건도 가결처리됐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