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스트코 잡기 나선 트레이더스…“2등은 없다”
'황금제품'으로 고객 확보…위치 중요 요소 될 듯

“2등은 없다는 마음으로 트러에더스 월계점 영업에 집중할 것입니다.”


[이정현 기자] 개점 하루를 앞둔 트레이더스 월계점의 첫 인상은 이곳 김하진 점장의 포부만큼이나 강렬했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진열된 무인항공기가 시선을 빼앗았다. 앞서 개점한 트레이더스 군포점에서 굴삭기를 선보였던 것처럼 월계점은 로드쇼 주인공으로 무인항공기를 점찍었다. 무인항공기 옆에는 거대한 라인프렌즈 캐릭터 인형을 배치해 포근한 분위기를 더한 것도 인상 깊었다.


트레이더스 월계점 입구에 진열된 무인항공기 (사진=팍스넷뉴스)

트레이더스 월계점은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성장세에 힘입어 서울에 입성한 첫 매장이다. 2010년 48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트레이더스는 가파르게 성장해 지난해 1조9100억원을 달성했다. 단순 환산하면 연평균 1800억원 수준의 성장을 거듭해온 셈이다. 트레이더스 월계점은 10.5m의 단층형 매장으로 연면적 4만5302㎥에 매장 면적 9918㎥ 규모다. 기존 이마트 월계점과 트레이더스를 합한 전체 연면적은 9만9967㎥ 정도다. 주차 가능 대수는 트레이더스 1274대, 이마트 843대로 총 2117대의 주차가 가능해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트레이더스 월계점은 많은 경쟁사들에 둘러싸여 있다. 코스트코, 롯데, 홈플러스 등 주변에만 19개 대형 점포가 위치해 있다. 그 중 핵심 라이벌은 월계점과 직선거리로 4km가량 떨어진 코스트코 상봉점이다. 이렇다 보니 월계점 매장을 둘러보는 내내 트레이더스 관계자들 입에서 코스트코를 넘어설 수 있는 전략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졌다.


트레이더스는 초격차MD 전략으로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싸고, 특별한 제품을 판매해 고객들의 발길을 움직이겠다는 것이다. 트레이더스 월계점 관계자는 코스트코를 이길 방안에 대해 “경쟁을 통해 트레이더스의 이미지를 확실히 구축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계점에는 트레이더스가 야심차게 선보인 '황금제품'들이 있다. 눈에 띄는 것은 OEM 방식으로 판매하는 UHD TV였다. 브랜드파워에서 차이가 나긴 하지만 LG전자, 삼성전자 제품과 비교해 판매돼 상당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됐다. 아울러 이탈리아 ‘투미’ 여행 가방과 ‘락포트’ 페니로퍼도 백화점 판매가와 비교해 40~50% 저렴했다. 이외 월계점 오픈 기념으로 선보인 7.2L의 대용량 에어프라이어 ‘트레이더스 에어프라이어-X’도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미끼상품으로 손색없어 보였다.


이와 관련해 성하용 트레이더스 비식품 담당자는 “우리는 절반 가격은 ‘성공’, 3분의 1가격은 ‘대박’이라고 표현한다”며 저렴한 가격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트레이더스 UHD TV (사진=팍스넷뉴스)

저렴한 가격에 전자제품을 살 수 있다는 것도 트레이더스 월계점의 경쟁력이 되겠지만 그보다 기존 창고형 할인매장의 약점이던 ‘신선식품’을 강화한 게 차별화 포인트다. 고진배 트레이더스 신선식품 담당자는 “트레이더스는 대한민국 고객을 가장 잘 아는 창고형 매장”이라면서 한국형 장보기에 적합한 먹거리를 강조했다. 델리(즉석조리식품)와 부대찌개, 감자탕 등 한식 기반의 외식메뉴가 그 예다. 신석 식품도 냉장고처럼 15도 이하로 관리하고 있었다. 기존 유통업체 대비 30~40% 저렴한 생연어와 백화점 평균 가격 대비 40~50% 싼 호주산 와규는 트레이더스의 자랑거리다.


트레이더스 델리식품 (사진=팍스넷뉴스)

이날 기자는 트레이더스 월계점이 경쟁사로 점찍은 코스트코 상봉점도 가 봤다. 큰 대로변에 위치한 코스트코 상봉점은 뒷편으로 아파트 단지를 배후로 두고 있어 트레이더스 월계점보다 입지 조건은 나아 보였다. 실제로 코스트코에는 소소하게 장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대부분이 식료품을 구매하러 온 사람들이었다. 코스트코를 방문한 한 고객은 "식료품을 싸게 사기 위해 코스트코에 온다"며 "트레이더스는 교통이 불편해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레이더스는 핵심 상권이 코스트코와 겹치더라도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입장이다. 트레이더스는 월계점의 위치가 서울 동북부 6개 행정구(노원, 도봉, 강북, 중랑, 성북, 동대문) 중심에 위치하고 동부간선, 북부간선, 외곽순환도로 진출입 구간과 인접해 있어 유동 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서다. 게다가 GTX-C 노선 사업 추진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게 트레이더스 월계점 관계자들의 얘기다. 김하진 점장은 "올해 월계점 목표 매출액은 1400억원이지만, 점장으로서 2000억을 목표로 할 것"이라며 “2등을 할 생각은 절대 없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