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동상이몽
‘튀면 안돼’ 은행 뒤로 숨은 블록체인
[블록체인동상이몽]③ 블록체인 스타트업 컨소시엄은 오케이, 암호화폐는 금기어


[딜사이트 공도윤 기자] 금융당국이 나서 대대적으로 핀테크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호한 입장이다.


일례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는 블록체인 전문기업 육성을 위해 52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규제 샌드박스 심의에서 ‘블록체인’기반 ‘암호화폐’ 허용은 연기됐다.


과기부는 올해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컨소시엄 가능)에 총 52억원을 지원하고 자유공모로 총 10여개 과제를 선정해 과제당 4억원 내외를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1000여명의 블록체인 전문인력을 직접 육성해 산업 진흥에 적극 나서겠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블록체인 송금업체 ‘모인’에 대해서는 규제 샌드박스 심의를 두차례 연기한 상태다. 담당부처인 과기부는 ‘관계부처 협의가 마무리 되지 않았다’며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금융위원회의 규제 샌드박스에도 모인과 유사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안건이 접수되고 있어 통합된 기준으로 심사하는 것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뜻도 내비치며 공을 금융위로 넘기는 모습이다.


당초 블록체인 해외송금 업체인 모인은 이번 심의에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이용한 외화송금·결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미 미국 등 해외 각국은 암호화폐를 이용한 해외송금이 기존 스위프트망 형식의 송금시스템보다 보안, 전송 속도, 이용자 편의성 등에서 만족도가 높아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업계에서도 모인에 대해 송금 라이선스를 보유한 기업로 블록체인 상용화 기술도 높아 규제 샌드박스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미달되는 부분이 없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결국 ‘암호화폐’가 심의의 핵심일 것”이라며 “사실상 암호화폐는 정부기관의 금기어가 된 것”이라며 한탄했다.


은행권내 블록체인의 위치 역시 비슷하다. 블록체인 기반 스타트업과의 기술 협업은 종종 이뤄지고 있지만 협업 전면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내세우지는 않는다. 과기부가 선정한 민간 블록체인 프로젝트 역시 다수의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참여하고 있지만 주관은 대기업이 나서고 블록체인 스타트업은 뒤로 빠져있다. 일례로 ▲블록체인 기반 중고차 서비스 플랫폼 개발은 현대오토에버가 주관사를 ▲블록체인 ID·인증 네트워크 기반 금융, 통신, 교육 분야 서비스 개발은 SK텔레콤이 이끌고 있다.


하지만 실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이끄는 핵심 기업은 기술을 보유한 블록체인 스타트업이다. 대기업 또는 은행 주도 블록체인 사업 뒤에는 블로코, 두나무 람다256, 이노블록, 코인플러그, 해치랩스 등이 있다.


블로코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플랫폼 분야 강자다. 엔터프라이즈 환경 구축에 필요한 인증, 보안, 스마트 콘트랙트 등이 탑재된 범용적 블록체인 플랫폼 코인스택(COINSTACK)을 서비스하고 있다. 신한은행 퓨처스랩 1기 출신으로 금융기관을 포함해 여러 대기업과 공공기관에게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요 서비스 파트너사로는 삼성SDS, SK텔레콤, 시스코, 포스코ICT, 현대자동차, LG CNS, 두산, 한국거래소, 현대카드, 롯데카드, 신한은행, 은행연합회, 한국인터넷진흥원, 조달청, 금융보안원 등이 있다.


두나무 블록체인 연구소 람다256은 차세대 블록체인 플랫폼 ‘루니버스’를 개발하고 있다. 루니버스는 기존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거나, 자체적으로 메인넷을 만들고자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 지원이나 컨설팅을 도와주는 클라우드 형태의 솔루션이다. 자체적으로 메인넷을 개발한 고객사는 다시 메인넷에 추가 디앱(Dapp)을 얹어 사이드체인을 확대할 수 있다. 주요 파트너사로는 루트원소프트, 매그니스, 야놀자, 키인사이드, 이포넷 등이 있다. 람다256은 이포넷과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 기부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포넷은 기부 서비스 플랫폼 ‘체리’를 개발 중이며 블록체인 기반 운영으로 기부자와 기부단체가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부 거래를 맺을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해치랩스는 블록체인 기술 솔루션 기업으로 스마트 컨트랙트 보안 감사 서비스를 시작으로 탈중앙화 어플리케이션 개발과 개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편리한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을 돕는 오픈소스 명령줄인터페이스(CLI) 도구 비습(VVISP)을 개발했다. 해치랩스는 SK텔레콤과 블록체인 기술 기반 스마트 전자계약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코인플러그는 블록체인 기술 기업으로 개인인증, 문서인증, 해외송금 등의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회사인 메타디움을 통해 개인 중요 정보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메타아이디(Meta ID) 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전자결제·모바일 금융플랫폼 업체인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와 제휴를 맺고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 원화 출금 서비스’를 개시했다. 인증 기술이 뛰어나 KB국민카드, 현대카드, 신한카드 등 유수의 금융기관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솔루션을 제공했다.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앞당기고 관련 산업 진흥에 기여한 공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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