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완성차업계
판매둔화·노사갈등·경영악화…현대차 베이징1공장 가동중단 검토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완성차업계가 연초부터 경영악화 우려감을 자아내고 있다. 2월 내수와 수출 실적이 전년 대비 뒷걸음친 가운데 노사갈등에 따른 파업장기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맏형’ 현대차는 가동률이 절반으로 급감한 중국 베이징1공장의 가동중단 검토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비우호적 사업환경 속에 실적개선 여지가 높지 않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판매둔화·노사갈등·경영악화 ‘3중고’


완성차업체들은 최근 경영악화에 직면해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2.5%로 IFRS(국제회계기준)적용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금융 등을 제외한 자동차부문의 영업이익률은 이보다 더 낮은 1.4%다. 한국GM은 4년간 총 3조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는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판매가 급감했다. 쌍용차도 2017년 이후 지속적인 적자를 냈고, 르노삼성도 판매실적이 전년대비 30% 이상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했던 점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한국GM, 르노삼성 등 국내 완성차업체 5곳의 2월 판매량은 약 56만5000대로 전월 대비 1.2% 감소했다.


내수는 10만4000대로 1.1% 줄었다. 업체별로는 현대차쌍용차를 제외하고 모두 부진했다.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5만220대, 쌍용차는 7.2% 늘어난 7579대를 기록했다. 반면 기아차는 10.2% 감소한 3만3222대, 한국GM은 10.8% 빠진 5177대, 르노삼성은 8.0% 줄어든 4923대를 기록했다.


수출은 46만대로 1.2% 뒷걸음쳤다. 현대차는 유럽 시장과 중남미 등의 신흥 시장에서의 판매 위축 속에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0.9% 감소한 25만9766대를 판매했고, 르노삼성은 36.1% 줄었다. 한국GM은 10.9% 감소했다.


특히 르노삼성은 파업장기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임금·단체협약협상 난항으로 마찰을 빚으면서 지난해 10월부터 부분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8일까지 노사간 집중교섭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는 임금인상, 적정인력 충원, 작업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수출부진 등 판매감소로 노조 요구를 맞출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월 판매실적 보다는 주요 시장별로 영업일수와 판매의 기저효과가 소멸되는 3월 실적이 보다 중요하다”며 “이전까지 미국자동차관세와 리콜 이슈 등의 대내외 환경을 고려할 때 3월도 변동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맏형’ 현대차, 가동률 50%로 떨어진 中 베이징1공장 가동중단 검토


완성차업체의 ‘맏형’인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1공장에 대한 가동중단 검토에 들어갔다. 현대차 관계자는 6일 “중국 베이징1공장의 가동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27일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중장기 수익성 목표와 경영계획을 발표하는 ‘CEO Investor day’에서 중국가동률 개선에 대해 “인원절감과 노후화된 공장 검토 등을 진행 중”이라며 “필리핀과 중남미 등 신시장 개척을 통한 수출로 가동률 개선 노력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무역 갈등에 따른 중국 자동차시장의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판매부진이 발생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중국공장 가동률은 50% 수준으로, 수요가 둔화되고 패러다임의 변화가 진행되는 상황 속에 생산능력 조정에 대한 검토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중국시장은 미국과의 갈등과 이에 따른 소비심리악화로 지난 7월 이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그룹 산하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중국 자동차시장은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소비심리 악화로 0.2%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상황이다.


◆ 사업환경 비우호적…실적개선 가능성 크지 않아


연초부터 판매부진과 노사갈등, 중국공장 가동중단 검토 등의 부정적 이슈가 드리우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실적 우려감을 속속 제기하고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내수시장은 포화상태에 가까워 성장 여력이 많지 않은 가운데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의 감소와 중국의 성장세 저하로 자동차 산업 전반의 수요 둔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IB업계 관계자도 “올해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 수요 둔화가 예상된다”며 “완성차업체는 볼륨모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라인 신차효과가 기대되지만 제품경쟁력을 확인하는 시기까지 모멘텀은 적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산업 내 리콜 사례와 금액이 증가하고 있어 예측치 못한 비용계상 가능성이 리스크로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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