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시장 침체기 속 주목받는 ‘스테이블코인’…이유는?
디지털 기축통화로 코인 가격 안정화 이룰까…“지급·송금 혁신 될 것”


[김가영 기자] 흔히 암호화폐 투기를 불러일으킨 원인은 가격 변동성이라고 지적한다. 암호화폐 투기 열풍이 일었던 당시 투자자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 변하는 코인시세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반면 가격 변동성을 배제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코인이 있다. 법정화폐와 1: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이 그것이다.


후오비에서는 올해 업계를 이끌 5대 트렌드 중 하나로 스테이블 코인을 꼽았다. 후오비는 보고서를 통해 “2018년 11월 기준으로 스테이블 코인에만 약 30억달러 규모의 투자금이 유치되는 등 법정통화와 유사한 가치를 지닌 스테이블 코인이 암호화폐 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스테이블코인은 지급 및 송금의 용이성이 높아 국경과 기술 전반에 걸쳐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거대 은행인 JP모건은 미국 은행 중 최초로 자체 스테이블 코인인 ‘JPM’을 발행해 고객간 지불수단으로 쓰겠다고 나섰고, 페이스북도 자사 송금 서비스에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스테이블 코인은 암호화폐 업계만이 아니라 거대 기업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스테이블 코인, 인터넷 상의 기축통화 가능성


대표적인 스테이블 코인은 테더(USDT)와 제미니달러(GUSD), 팍소스스탠다드(PAX)다.


테더는 현존하는 세계 최대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로 알려져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다양한 국가의 법정화폐를 대신해 손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실제로 전 세계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들에서 법정화폐 대신 테더를 이용한다. 거래소 내에서의 기축통화가 된 셈이다. 발행사에서는 발행한 테더 만큼의 달러가 은행에 예치되어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제미니달러는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의 창업자이자 비트코인 억만장자인 윙클보스(Winklevoss) 형제가, 팍소스스탠다드는 블록체인 업체인 팍소스 트러스트가 각각 발행했다. 이 두 코인도 테더처럼 달러와 연동되며 미국 뉴욕금융서비스국(NYDFS)에서 스테이블 코인으로서 공식 승인했다. 이들은 규제 기관의 인가, 정기 회계감사를 무기로 테더를 대체할 스테이블 코인을 자처하고 있다. 제미니달러는 미국공인회계사(AICPA) 기준을 토대로 정기 회계감사를 받고 있으며, 팍소스 역시 매달 미국 대형감사 업체인 위둠(Withum)의 회계감사를 거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이 거래소를 넘어 실제로 기축통화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윙클보스 형제는 미국 포춘(Fortune)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발행된 100달러 지폐의 60%가 해외에서 쓰이고 있다”며 “달러화가 블록체인 상에 위치한다면 글로벌 통화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6일 코인마켓캡 기준 테더의 시가총액은 약 20억 달러로 스테이블 코인 중 1위, 전체 암호화폐 시세 중에서는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 또 다른 달러 연동 스테이블 코인 ‘트루USD’는 29위, 팍소스스탠다드는 48위, 제미니달러는 60위다.


◆ 국내에서 개발한 테라·KRWb, 업계 주목


스테이블 코인이 해외에서만 개발된 것은 아니다. 국내 업체인 테라(TERRA)가 개발한 테라 코인과 핀테크 스타트업 BXB가 개발한 KRWb(Korean Won on the BlockChain)는 국산 스테이블 코인이다.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이 대표를 맡은 테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달러화,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위안화 등 5대 통화가치의 변동률에 따라 환율 결정)과 연동된다. 테라는 소셜커머스 쇼핑몰인 ‘티몬’에서 블록체인 결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테라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투자사들도 투자를 경정했다. 카카오벤처스, 후오비 캐피탈, 케네틱 캐피탈, 바이낸스 랩 등 글로벌 블록체인 투자사들로부터 3200만 달러(약 360억 원) 이상 투자받았을 뿐 아니라,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과 손잡고 퍼블릭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KRWb는 원화와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IKRWb는 1원과 연동되며, BXB는 초기 증거금으로 4억원을 확보해 현재까지 4억개의 KRWb를 발행한 상태다. BXB는 “시장 수요를 파악하고,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규모로 시작하는 것”이라며 “꾸준한 시장 검증을 통해 점차 유동성을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백서를 통해 KRWb가 증권이 아닌 전자증표이므로 채무 상환을 청구하거나 KRWb의 원화 환급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본시장법에 저촉되지 않기 위함이다.


한국, 미국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스테이블 코인 개발이 한창이다. 이러한 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디앱(DApp:탈중앙화 어플리케이션)이 활성화되고 STO를 통해 토큰화된 자산이 거래되려면 기축통화 역할을 할 스테이블 코인이 중요하다”며 “최근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스테이블 코인이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 이용된다면 결제, 송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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