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빅2 전략-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복심 ‘온라인’… 임직원은 뒷짐
[화장품 빅2 전략-아모레퍼시픽]② Apmall 불만 개선 노력 중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 서울 강남구에 사는 A씨(38)는 설을 맞아 시댁 명절선물로 Apmall(아모레퍼시픽 온라인 공식몰)에서 화장품 세트를 구매했다. 당시 Apmall에서는 해당 제품 구매자에게 기프트카드와 사은품(스페셜기프트)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었다. A씨는 제품가격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프로모션까지 포함하면 싸다는 판단 하에 구매했다. 하지만 사은품은 제품구매 시 받기로 했던 것과 다른 제품이 배송됐고 기프트카드는 수일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A씨는 항의하기 위해 수차례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지만 먹통이었다. 이후 홈페이지 내 1:1 문의글 메뉴를 찾은 그는 해당 사실을 작성했고 3일이 지난 후 아모레퍼시픽의 공식답변을 전달받았다. 내용인즉슨 사은품은 재고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고, 기프트카드는 소비자가 직접 증명해야 발급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분통이 터졌지만 손쓸 방법이 없던 A씨는 결국 기프트카드를 포기하는 것으로 갈무리 할 수밖에 없었다.


# 분당에 사는 B씨(43)는 최근 Apmall 모바일 앱 멈춤 현상을 고객센터에 문의했다가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앞으로는 PC로 구매하라는 것. 아모레퍼시픽 고객센터의 어이없는 답변에 B씨는 헛웃음이 나왔다. 경쟁사들이 모바일 중심으로 온라인 쇼핑채널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PC를 이용하라는 것 자체가 뻔뻔하다 생각이 들면서도 아모레퍼시픽의 역성장 이유를 직접 확인한 계기가 되서다.


# 작년 11월 Apmall 회원으로 가입한 C씨(29)는 그달 말 홈페이지에 뜬 ‘공지사항’을 읽고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12월 6일부터 등급별 쇼핑지원 혜택과 생일쿠폰이 변경되는데 혜택이 기존과 확연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C씨는 Apmall 회원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 다수의 항의글을 작성했다. 결국 고객들의 원성이 커지자 아모레퍼시픽은 개편 계획을 일주일여 만에 철회했다. C씨는 “통상 계약변경은 7일 전, 고객이 분리한 사안은 30일 전 홈페이지에 배너 등을 띄워 공지해야 함에도 아모레퍼시픽은 달랑 공지글 하나로 처리하려해 관련법을 찾아가며 문제 제기를 한 끝에 원상복귀 됐다”고 말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도 자체 온라인 사업에 힘을 실어 실적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앞서 2017년 고객이 온라인에서 구매한 제품을 아리따움 매장에서 찾거나 다음날 배송해주는 ‘뷰티테이크아웃’ 서비스와 작년 클레어스와 머지 등 타사 브랜드를 Apmall에 입점 시킨 것 모두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서 회장의 작품이었다.


하지만 서 회장의 기대와 달리 아모레퍼시픽은 아직 온라인 사업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앞선 사례와 같이 미숙한 운영으로 소비자 불만만 키우고 있다. 실제 포털사이트에서 Apmall을 검색해보면 ‘일하는 척’, ‘암몰’ 등의 댓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또한 사은품이나 기프트카드가 지급되지 않거나 사라졌을 경우 대처 방법은 물론이거니와 홈페이지를 캡처해 공유한다는 글도 허다하게 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홈쇼핑 포함)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유통채널 가운데 가장 낮은 7%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아울러 각종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보니 Apmall의 매출도 감소추세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Apmall은 작년 3분기(1~9월)까지 2812억원의 매출을 기록, 2017년 같은 기간에 비해 7.9% 감소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Apmall 운영자와 고객센터 직원 모두 아모레퍼시픽 정규직이란 사실이다. 아모레퍼시픽의 고객응대 및 불만처리 프로세스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나아가 수장인 서경배 회장과 달리 임직원들은 ‘아리따움’ 등 정통 오프라인 채널에만 목을 매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는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럼 Apmall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이런 불만을 모르는 것일까. 업계는 알지만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실적 악화에 고정비는 물론 이연수익(쇼핑몰 적립금, 기프트카드 등) 증가도 부담스런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작년 5조278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제품 생산 및 판매관리비로 4조7958억원을 지출했다. 이에 따른 원가비율(매출원가+판매관리비/매출)이 90.9%에 달했다. 이처럼 고정비 부담이 확대되다 보니 이연수익 증가가 달갑지 않고 소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영업을 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의 이연수익은 2012년 387억 원, 2013년 488억 원, 2015년 538억 원, 2016년 567억 원으로 증가추세를 보이다 2017년 528억원으로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Apmall의 경우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다 공간이다 보니 불만이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잘 청취해서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내부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 가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포털사이트에 일부 내거티브 한 글에 대해서는 따로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화장품 빅2 전략-아모레퍼시픽 2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