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이용자 ‘락인’ 위해 제로레이팅 꺼내나
‘데이터 폭증’ 5G시대에 통신비 절감 효과

[진현진 기자] SK텔레콤이 지상파 3사와 손잡고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강화를 위해 제로레이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는 제로레이팅으로 데이터 부담을 낮춰 고정 이용자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초 SK텔레콤은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와 통합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출범하겠다고 밝혔다. 지상파 3사가 공동출자한 콘텐츠연합플랫폼이 운영하는 OTT인 ‘푹(POOQ)’과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를 통합해 신설법인을 출범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글로벌 동영상 공룡’ 넷플릭스에 대항할만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도 대폭 투자할 계획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앞서 미국에서 열린 CES2019에서 “푹과 옥수수를 합치면서 앞으로 돈을 벌고 실적 올리는 부분은 없애고 가치 상승부분만 주력 할 것”이라며 “통합 OTT 서비스에서 제로레이팅을 띄우겠다”고 강조했다.


제로레이팅은 통신사와 콘텐츠사업자가 제휴를 맺고 콘텐츠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데이터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 비용은 이동통신사나 콘텐츠 제작사가 대신 납부한다. 국내외 통신사들은 가입자 유치 등을 목적으로 제로레이팅을 제공하고 있다. 5G시대에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통신비 부담을 줄여준다는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


현재 SK텔레콤은 자사·계열사의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인 티맵, 11번가 데이터 프리존 등으로 데이터 완전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포켓몬고’, ‘세븐나이츠’, 모바일 앱 ‘김급식’ 등에도 제로레이팅을 적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포켓몬고에 제로레이팅을 적용해 2017년 약 9개월간 215테라바이트(TB) 규모의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했다. 이는 33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SK텔레콤은 부가서비스 형태로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 데이터프리(하루 2GB 초과시 속도제어), 옥수수 안심팩, 팅 옥수수 안심팩 등을 제공하며 넓은 의미의 제로레이팅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변형·확대해 SK텔레콤-지상파 3사 통합 플랫폼에 적용하는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통합 플랫폼에 제로레이팅까지 더해지면 가입자 수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옥수수 가입자는 지난 3분기 기준 946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했다. 월 순방문자 역시 70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4% 늘었다. 여기에 푹 이용자를 흡수하고 파격적인 요금제로 이용자들을 끌어들인다면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제로레이팅이 급격히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콘텐츠 사업자가 비용을 부담하면 중소·스타트업 제작사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의 통합 플랫폼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지향하면서 이 같은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나성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요금 부담 완화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하지만, 통신사가 계열 CP(콘텐츠 사업자)의 콘텐츠를 배타적으로 제로레이팅하는 경우 경쟁제한 가능성이 높은 제로레이팅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제한 등 특정 제로레이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경우 사안별로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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