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ICO 파헤치기‘한국형 넷플릭스’ ㈜왓챠, 성장도 넷플릭스처럼?
[김병윤 기자] 수많은 암호화폐공개(ICO)가 출사표를 던졌다. 암호화폐 투자 광풍을 등에 업고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쉽사리 돈맛을 봤다. 하지만 그 역풍은 엄청났다. 부실한 ICO 프로젝트들이 출현하자 투심은 악화됐고, 잣대는 엄격해졌다. 위기는 기회일까. ICO에 닥친 부메랑 탓에 실제 사업을 기반으로 한 ‘리버스 ICO’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투자자 사이에서 잇템(it tem)으로 불리는 리버스 ICO를 파헤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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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는 기관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을 발행했다. 투자자의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를 감안하면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충분하다. 실제 몇몇 증권사와 IPO 관련해 미팅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왓챠의 IPO가 이뤄질지, 이뤄진다면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왓챠가 국내시장에서 경쟁사로 꼽는 넷플릭스의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점에 비춰봤을 때, 향후 자본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형 ‘넷플릭스’, 주가도 ‘넷플릭스’?
㈜왓챠는 스스로를 ‘한국형 넷플릭스’라고 부르고 있다. ㈜왓챠 관계자는 “㈜왓챠는 미국의 유선방송사 HBO(Home Box Office)와 MBC 등 콘텐츠 제공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스트리밍 시장의 공룡인 넷플릭스와 국내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에서 두 기업의 지위는 어떨까. 해당 사업에서의 핵심은 가입자 수다. 얼마나 많은 서비스 이용자를 확보하는지가 수익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왓챠의 가입자는 약 450만명으로 알려졌다. 유료인 왓챠플레이 서비스 이용자 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넷플릭스 역시 국내 가입자 수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가입자 수에 따라 두 기업을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다.
다만 글로벌시장에서의 넷플릭스 영향력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4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OTT(Over The Top, 개방된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글로벌 가입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 6일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작품이 5관을 차지하는 등 미디어 시장 내에서 입지는 더욱 향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시장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예상한다.
넷플릭스의 입지는 주식시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넷플리스 주가 성장세는 한 마디로 무시무시하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나스닥(Nasdaq)에 따르면 넷플릭스(NFLX)는 339.1달러(한화 약 38만원)에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은 1479억달러(약 166조)에 달한다. 글로벌 미디어그룹 디즈니(DIS, 시가총액 1655억달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넷플릭스 주가는 2015년 40~50달러선을 오갔다. 최근 4년 새 급격한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주가는 200달러를 돌파한 후 그 두 배인 400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PER’ 끌어올리기 관건
㈜왓챠와 비교적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 가운데, 가장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곳은 위지윅스튜디오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영상 콘텐츠의 VFX(Visual Effects, 시각적 특수효과) 전문 기업이다. 지난해 12월 20일 코스닥에 상장했다.
위지윅스튜디오의 공모가 밴드는 9000~1만3000원이다. 공모가 산출을 위한 피어(peer)그룹은 제이콘텐트리·쇼박스·스튜디오드래곤 등이다. 피어그룹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는 40배였다. 할인율은 32.3~53.1%가 적용됐다.
㈜왓챠가 IPO를 추진하게 된다면 PER 방식으로 밸류에이션을 산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때문에 IPO를 추진할 시점의 ㈜왓챠 당기순이익과 피어그룹의 PER 등이 몸값 책정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디어업종 경우 기업별 PER 편차가 심하다”며 “어떤 기업을 피어그룹으로 선정하는지, 그 시점의 업황과 증시 상황 등이 공모가 산정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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