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준공 앞세운 하나신탁, 2위로 점프
차입형 주력 신탁사는 퇴조…무궁화 5위로 도약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하나자산신탁과 KB부동산신탁이 지난해 책임준공 관리형 토지신탁(이하 책임준공신탁)을 앞세워 업계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반면 차입형 토지신탁을 주로 수주해온 한국자산신탁과 대한토지신탁, 코람코자산신탁은 하락세가 뚜렷하다. 부동산 시장이 재편되면서 신탁사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1일 신탁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토지신탁은 2100억원을 신규 수주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하나자산신탁(1321억원), 한국자산신탁(1300억원), KB부동산신탁(1290억원) 순이다. 2~4위의 수주액이 30억원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한국토지신탁은 유일하게 2000억원 이상을 수주하며 선두 탈환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으로 한국자산신탁에 선두자리를 내줬다.


하나자산신탁은 한국토지신탁한국자산신탁이라는 오랜 양강 구도를 깨고 2위에 등극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11개 신탁사 중 중위권에 머물렀다. 리스크 관리가 엄격한 하나금융지주 자회사인 한계 탓에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에 소극적이었지만 지난해부터 책임준공신탁을 앞세워 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시작했다.



하나금융지주라는 든든한 배경을 등에 업고 보증 성격이 강한 책임준공신탁을 적극적으로 수주했다. 부동산 시장 하락으로 리스크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이 일부 책임준공신탁으로 이동하는 등 호재도 영향을 미쳤다. 2016년 신규 수주 순위에서 5위에 머물던 하나자산신탁은 2017년 3위에 이어 지난해 2위를 차지하면서 상위권 도약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나자산신탁과 함께 책임준공신탁 수주에 적극적인 KB부동산신탁도 4위에 올랐다. 이 회사는 2016년과 2017년 신규수주 순위에서 각각 6위에 머물렀다.


‘만년 꼴찌’ 무궁화신탁의 급부상도 이채롭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00억원 가까운 수주고를 올렸다. 2016년 316억원(11위)과 비교하면 세 배 늘어난 금액이다. 지난해 인력 규모를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보다 많은 230명으로 늘리며 공격 영업을 시도한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은 퇴조세가 역력하다. 한국토지신탁이 1위를 차지하며 체면치레를 했지만 나머지 회사들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1위였던 한국자산신탁은 3위로 두 계단 내려갔다. 상위권을 휩쓸었던 대한토지신탁과 코람코자산신탁은 신규 수주액이 7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며 각각 9위와 10위로 밀려났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차입형 토지신탁을 적극적으로 수주해온 대형사들이 대부분 리스크 관리 심사를 엄격히 하면서 수주고가 대폭 줄었다”며 “사업성이 확실한 수도권과 광역시, 정비사업 등을 제외한 지방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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