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제철 재매각 의지 드러낸 채권단, 성사 가능성은
워크아웃 기간 2년 연장뒤 재매각…녹록지 않은 여건 ‘변수’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산업은행을 주축으로 한 채권단이 동부제철의 재매각 추진에 나섰지만 업계에서는 매각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반응이다. 국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8일 철강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워크아웃 기간을 2년 연장하고 곧바로 재매각에 나서면서 의지를 높이고 있지만 국내기업으로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 않다”며 “국내 철강업계의 수요는 포화상태이고 업계 구조조정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 등 여건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세계 철강경기는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의 막대한 공급능력과 경제구조 변화에 따른 제한적 성장 전망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높은 수준으로 잠재돼 있다”고 전했다. 앞서 채권단은 2017년 이란 카베스틸로의 당진 전기로 인수를 추진했지만 대이란 제재로 불발됐었다. 이 관계자는 “가능성은 국내보다는 해외에 무게가 쏠리는데, 중국 업체의 경우 서해 항만과 인접한 당진공장의 활용도를 고려해 인수전에 뛰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동부제철은 연간 300만t의 열연을 생산할 수 있는 전기로, 180만t의 냉연생산 설비를 갖춘 당진공장을 보유 중이다. 컬러강판 형강 등 고부가가치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 등 생산기지도 2곳 보유하고 있다.


매출 감소와 적자지속 등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란 지적이다. 동부제철의 최근 5년간 매출(연결기준) 흐름을 보면 2014년 3조244억원에서 지난해(9월말 기준) 1조9187억원으로 줄었다. 순손실 규모는 2014년 1조2811억원, 2015년 480억원, 2016년 727억원, 2017년 1245억원, 지난해(9월말 기준) 1371억원으로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말 기준 4489.3%에 달한다.


한편 산업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하는 채권단은 지난해 말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 기간을 2020년 말까지로 2년 연장한데 이어 연초부터 재매각을 추진하면서 주춤했던 매각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제3자 배정 보통주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 방식으로 동부제철 경영권을 이전하는 거래에 나선 상황이다. 현재 동부제철은 산업은행(39.17%), NH농협은행(14.9%), 한국수출입은행(13.58%), KEB하나은행(8.55%), 신한은행(8.51%) 등 채권단이 약 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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