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결국 한화비전 없이 아워홈 단독 인수 주체로 나섰다. 이제 관건은 인수 재원인데 지분을 분할 매수하는 데다 자체적인 신용도 개선과 한화그룹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기 때문에 자금 마련은 어렵진 않을 것이란 시장 전망이 나온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달 11일 아워홈 지분 58.6%를 8695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지분은 오너일가인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38.56%)과 장녀 구미현 회장(19.28%) 측이 보유한 지분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 지분 가운데 50.6%를 우선 매수하고 나머지 8%는 2년 뒤에 매수한다. 

인수 구조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아워홈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전날 아워홈 인수를 목적으로 '우리집에프앤비(가칭)'이라는 법인을 세운다고 공시했다. 인수금액 마련을 위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우리집에프앤비에 2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이후 재무적투자자(FI)인 IMM크레딧앤솔루션이 2500~3000억원가량을 출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매수하는 지분 50.6%에 해당하는 인수 금액은 7508억원이다. 출자를 통해 투입할 자금 5500억원을 제외하면 2000억원 가량을 외부 차입이나 자체 보유현금으로 조달해야 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현금성자산은 2024년 9월 말 연결기준 1294억원이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89억원 수준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는 만큼 자체 보유현금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금융기관을 통한 차입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역시 최근 신용도를 크게 개선한 상황이다. 2020년 말 300%대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2023년 말 100%대로 낮추며 작년 초 신용등급 A-를 받았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인수 관련 신용도 평가에 대해 "이번 인수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신용도에 미치는 즉각적인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연결기준 영업현금창출력 확대 수준, 기존 사업의 투자시점 조정과 보유자산 활용 등을 통한 재무부담 완화 속도와 폭이 향후 신용도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2000억원 가량을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차입한다고 하면 2023년도 말 연결기준 재무상태표를 기준으로 차입금의존도는 20.2%, 순차입금의존도는 14.7% 수준으로 올라간다. 시장에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재무구조를 미리 개선해 둔 덕에 차입금 의존도가 20%대로 올라가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한화라는 보증이 확실한 모기업이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 입장에선 이번 인수 금융에 참여하는 게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접촉을 많이 해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 아워홈 지분을 매수한 우리집애프엔비를 통해 인수금융을 일으킬 수도 있다. 아워홈 지분을 담보로 차입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이번 인수 과정에서 아워홈 지분 58.6%가 8695억원으로 인정받은 만큼 이 방법을 통한 추가 차입도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한화비전 없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단독 인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앞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한화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한화비전과 함께 아워홈을 인수하려고 했다. 한화비전은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최종적으론 빠졌다. 영상보안 등 한화비전의 주요 사업과 아워홈의 단체급식 사업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인수를 기점으로 5년 만에 다시 단체급식 시장에 들어선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앞서 2020년 식자재유통·단체급식 회사인 푸디스트를 매각했다. 대규모 인수자금을 들여 다시 급식시장에 진출하는 이유는 미래사업으로 점찍은 로봇 사업과의 연관성 때문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자회사인 한화푸드테크는 한화로보틱스와 함께 주방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아워홈은 국내 단체급식 업체 2위 업체로 사업 시너지가 높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인수 후 식자재 손질 과정 등을 자동화해 주방 자동화 시스템 시장의 가능성을 점쳐볼 것으로 예상된다.

노연경 기자 yknoh@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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