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지난해 금융위원회에서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무궁화신탁이 제3자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입찰의향서를 낸 것으로 알려진 다수의 기업과 무궁화신탁의 주장이 엇갈리면서다.
무궁화신탁은 내부적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 부담도 있어 매각에 대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소수의 회사와는 현재 물밑 접촉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격에 대한 이견을 쉽게 좁히지 못한 채 협상을 우선 이어나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무궁화신탁은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하고 이주부터 계획안 평가를 받고 있다. 경영계선계획은 무궁화신탁의 제3자 매각으로 방향을 잡았다.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도 진행 중이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인 오창석 회장이 보유한 지분 62.4%이다. 앞서 매각가로는 순자산 기준 최소 2배보다 높은 수준의 매각가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창석 회장이 보유 주식으로 받은 주식담보대출과 향후 양도세까지 부담할 수준은 맞춰야 매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궁화신탁이 많은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신탁업 신규 인가가 제한된 만큼 신탁업 라이센스 획득을 노리는 회사는 관심을 보일 여지가 있다.
무궁화신탁은 최소 5곳 이상의 기업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언급된 회사들은 HDC그룹, 농협금융, 수협은행, iM뱅크(옛 대구은행), 메리츠금융 등이다. 건설사를 비롯한 금융·증권사들이 대다수다.
이 중 메리츠금융은 인수의향서 제출에 관한 사실 확인이 힘들다고 답했다. 이외 언급된 나머지 기업들은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인수의향서 제출에 관해 언급되거나 지목된 회사들도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 IB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무궁화신탁의 내부 분위기가 현재 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진 않는다고 귀띔했다. 오 회장이 원하는 가격까지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자 서두르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내부에서는 추진 중인 프로젝트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매각건이 빠르게 마무리 되길 원하는 직원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무궁화신탁은 현재 일부 기업과 매각 협상을 벌이곤 있으나 가격협상 단계까진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인수의향서에서도 대부분 업체가 가격에 관해 이야기를 꺼내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언급됐던 기업들 대부분이 인수의향서 제출에 관해 부인했으나, 일부 기업은 내부적으로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이에 따라 향후 다시 인수의향서 제출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가 무궁화신탁의 경영개선계획안에 대해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가격을 제시한 소수의 업체만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지만, 금융위의 결과에 따라서 매각 방향도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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