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멤버 교체 앞둔 삼성전자, 박학규 후임은?
이재용 회장 등기이사 선임 '무산'…박순철 신임 CFO도 합류 예상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2일 08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 = 뉴스1)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 등 삼성전자 위기 상황에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이사들도 있는 만큼 이사회 구성에 대한 하마평이 쏟아진다. 


기대를 모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내 이사 선임은 검찰이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의혹' 재판에서 끝내 대법원 상고를 함에 따라 사실상 물건너 갔다. 또 박학규 사업지원TF 담당(사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후임이 누가 될지도 관심사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3월 주총에 부의할 안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의장 선임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6명,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로는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 노태문 MX사업부(사장), 이정배 고문(전 메모리사업부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중 의장을 맡고 있는 김한조 하나금융재단 이사장과 노태문 사장, 이정배 고문, 사외이사인 김준성 싱가포르대학 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된다. 


이에 새롭게 이사로 합류할 인물이 누가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 정관에 따르면 이사는 3인 이상 14인 이상으로 구성된다. 그 외 구성에 대한 규칙은 없지만 삼성전자는 최근 수년 동안 사내이사 5인 체제를 유지했다. DX부문장, DS부문장, MX사업부장,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자리를 맡았고 남은 자리는 디스플레이사업부장, 메모리사업부장 등이 채우는 방식이었다.


올해도 지난해와 동일한 구성을 유지할지 미지수지만 현재 사내이사 중에선 DS부문장과 CFO가 빠졌다. 지난해 5월 DS부문장이었던 경계현 현 고문이 중도 퇴임하고 박학규 사장도 지난해 말 CFO 자리를 내려놓으며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현시점에서 사내이사 합류가 예정됐다고 볼 수 있는 이는 현 DS부문장 겸 메모리사업부장인 전영현 부회장이다. 지난해 5월 부임한 전 부회장은 현재 미등기 임원 신분이다. 사내이사로 선임되려면 주총 결의가 필요한 만큼 3월 정기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노태문 사장도 갤럭시 S25 역대 최다 판매 등 실적으로 재선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진다.


박 사장의 후임인 박순철 CFO(부사장)가 이사회에 합류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신임 CFO로 임명된 박 부사장은 지난 1월 31일 개최된 삼성전자 4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CFO가 삼성전자 컨콜에 선 것은 4년 만이다. 박 CFO는 미래전략실 출신 재무통으로 다양한 사업부를 거쳐 왔다. 


기대를 모았던 이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짙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이사회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항소심 무죄 판결 다음 날 공시를 통해 박 사장이 사내이사에서 퇴임했다는 게 알려지자 이 회장의 복귀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검찰의 상고 결정으로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내주 열리는 이사회 안건에서도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건이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만큼 이를 무시할 수도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도 지난해 10월 발간한 '삼성준법감시위원회 2023년 연간 보고서'의 발간사를 통해 "최고경영자의 등기 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일선 한국OCX연구소장은  "이 회장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만큼 한 번은 대표이사 회장으로 나서야 한다"면서도 "사법 리스크도 문제지만 현재 시기가 썩 좋지 않다. (트럼프 집권 등) 미국 상황도 복잡하고 난국을 헤쳐나가기 만만치 않다. 등기이사로 나섰다가 실적이 회복되지 않으면 구설에 오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상고심이 언제 열릴지 모르겠지만 등기이사 선임은 1년 후나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정배 고문이 여전히 사내이사직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박 사장이 CFO직에서 물러난 직후 사내이사에서 퇴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별다른 의미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박 사장은 본인이 사임했지만, 이 고문은 본인이 사임한 것이 아닌 만큼 형식적으로 3월까지는 임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외이사 구성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의장인 김한조 이사장이 올 3월에 임기 6년을 채우는 만큼 사외이사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개정된 상법 시행령에 따르면 한 상장사에서 6년을 초과해 사외이사로 재직할 수 없다. 김준성 CIO도 3월에 임기가 만료되지만 연임해 6년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신임 의장으로는 지난해 3월부터 사외이사로 활동 중인 신제윤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 언급된다. 신 고문이 의장이 되면 역대 세 번째 사외이사 의장이 된다. 신 고문은 지난 1980년 제24회 행정고시에서 수석 합격한 후 G20 정상회의 재무차관회의 의장, 기획재정부 1차관 등 금융·재정 관련 요직을 맡았다. 퇴임 후에는 HDC, 롯데손해보험에서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그동안 삼성전자 이사회에 반도체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던 만큼 '깜짝 인사'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삼성전자 '이사회 역량 구성표'에 따르면 산업·기술 관련 강점이 있는 사외이사는 허은녕 한국에너지법연구소 원장과 조혜경 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다. 그러나 이들의 전공이 각각 에너지와 로봇인 만큼 반도체와 관련해 '최고'의 전문성을 갖췄는지 확신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다만 이사회 구성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도 나타났 듯 이사회 구성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 이사회는 총 9인으로 구성돼 있다. 의장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하나금융재단 이사장이며 사내이사는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다.  사외이사로는 ▲김준성 싱가포르국립대학 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 ▲허은녕 한국에너지법연구소 원장 ▲유명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신제윤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조혜경 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가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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