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어펄마 투자금 상환…어피니티 분쟁 '촉각'
교보생명 주당 19만8000원에 매입…어피니티 측에 '적정가'로 제시 전망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7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열린 '창립 6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제공=교보생명)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재무적투자자(FI)들과 풋옵션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어펄마캐피탈(이하 어펄마) 투자금을 먼저 갚았다. 주당 단가는 원금 수준인 19만8000원(액면분할 전 기준)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신 회장 측이 해당 매각가를 활용해 분쟁 당사자인 어퍼니티와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 측은 지난 7일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가 보유 중인 교보생명 지분 5.33%를 되사왔다. 주당 단가는 19만8000원으로 지분 인수에 2162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어펄마는 지난 2007년 주당 18만5000원에 교보생명 지분을 인수했다. 18년 만에 주당 1만3000원의 수익을 남겼다. 투자기간, 소송 비용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손절에 나섰다는 평가다.


신 회장 측은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2000억원 규모의 상환 대금을 마련했다. 두 증권사는 신 회장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일부를 담보로 잡아 자금을 공급했다.


업계는 신 회장 측이 어펄마에 대한 매각가를 앞세워 국제중재판정부(ICC) 분쟁을 벌이고 있는 어피니티 컨소시엄(어피니티, IMM프라이빗에쿼티, 가디언 홀딩스 리미티드, 베어링PEA, 헤니르 유한회사) 측과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지난 2012년 주당 24만5000원에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00억원에 인수하고 이후 신 회장 측에게 풋옵션을 행사해 자신의 지분을 되사줄 것을 요구했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원하는 가격은 주당 41만원이었다.


신 회장 측이 주당 19만원을 주장하며 풋옵션 행사를 미루자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신 회장을 ICC에 제소, 지난해 12월 2차 중재판정으로 사실상 승소 판단을 받았다. 신 회장은 ICC 판단에 따라 EY한영을 감정평가인으로 선정했으나 평가보고서 제출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마감일을 2~3개월가량 늦춰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업계는 신 회장 측이 풋옵션 행사 적정가로 어펄마 단가를 어피니티 컨소시엄에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어펄마가 주당 19만8000원에 매각했으니 해당 가격이 시장가라는 논리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어펄마와 투자 기한과 조건 등이 달라 이번 사안과 별개라는 입장이다. 어펄마는 지난 2007년 2162억원을 들였지만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2012년 1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 측은 교보생명 주당 단가로 어펄마 매각가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