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셋+]
YG엔터테인먼트
피 섞은 네이버, 시너지는 '용두사미'
④네이버, YG에 지분투자·공동펀드 조성…엔터사업 위축·골프사업 실패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0일 16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YG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의 제휴 (사진=딜사이트 이동훈 기자)


[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네이버가 8년 전 YG엔터테인먼트에 지분을 투자하며 호기롭게 시작한 두 회사의 협력관계는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라이브플랫폼 사업의 주도권은 제3자에게 넘어갔고 골프사업은 지지부진한 실적을 보이며 사실상 실패했다. 


네이버는 과거 YG에 1000억원 규모의 직간접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2017년 4월 3일 YG가 실시한 제3자 배정 보통주 유상증자에 참여해 500억원을 투자, YG 지분 8.9%를 취득했다. 투자 이후 창업자 양현석(19.33%)에 이어 YG의 2대주주로 올라섰다. 네이버는 YG그룹의 신기술금융사인 YG인베스트먼트의 'YG 네이버 컨텐츠&라이프스타일 펀드'에도 500억원을 출자했다.


◆ '블랙핑크 잡아라' V라이브 핵심 IP 보유


네이버의 YG에 대한 1000억원 투자는 네이버의 플랫폼과 YG의 지적재산권(IP) 간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투자였다. 당시 네이버는 라이브방송 플랫폼 V라이브을 보유하고 있었다. V라이브를 아이돌그룹에 특화된 라이브 송출 플랫폼으로 포지셔닝 하기 위해 여러 엔터테인먼트사들과 협업했다. 네이버는 YG를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핵심 파트너사들 중 하나로 선정하고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YG의 핵심 IP인 블랙핑크는 라이브방송 플랫폼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확보한 그룹이다. 블랙핑크는 2016년 11월 10일 V라이브 첫 방송 이후 V라이브가 위버스에 합병돼 서비스가 종료되는 2022년 연말까지 약 1700만명의 팔로워 수를 확보했다. 이는 BTS(3800만명)에 이어 전체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네이버는 하이브와 연합해 라이브플랫폼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 2021년 1월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 자회사 BeNX(현 위버스컴퍼니)에 3500억원을 투자해 지분 49%를 확보했다. BeNX는 확보한 투자금 중 2000억원을 들여 네이버 V라이브 사업부를 인수한 뒤 사명을 위버스컴퍼니로 바꾸고 통합 라이브플랫폼을 출범시켰다. 


통합 플랫폼의 최대주주는 하이브다. 현재 위버스컴퍼니의 지분구조는 하이브 55.42%, 네이버 44.58%다. 위버스는 모회사 하이브와 2대 주주인 네이버가 확보 중인 YG의 IP를 동시에 사용 중이다. 지분구조 상 네이버가 위버스 플랫폼을 통해 YG와 독자적인 협업을 주도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네이버와 YG는 V라이브 때와 마찬가지로 플랫폼과 IP를 결합하는 수준의 제휴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 YG-네이버 펀드, 그린웍스 6년 투자 '말짱 도루묵'


만기를 앞둔 YG 네이버 컨텐츠&라이프스타일 펀드는 손실을 기록 중이다. 네이버가 출자한 500억원에 위탁운용사 의무출자금(GP커밋) 10%를 더해 지난 2017년 3월 17일 550억원 규모로 결성했다. 존속기간은 8년으로 내달 16일 만기일이 도래한다. YG엔터테인먼트 작년 3분기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YG 네이버 컨텐츠&라이프스타일 펀드의 시장가치는 507억원으로 펀드 조성 당시보다 금액이 줄었다. 


펀드는 YG의 골프사업 투자에 주로 활용했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는 YG스포츠와 그린웍스다. YG스포츠는 2007년 설립한 스포츠마케팅 업체로 ▲프로골프대회 행사 대행 ▲골프용품·의류 유통 ▲골프선수 매니지먼트 ▲골프아카데미 운용 등의 사업을 영위했다. YG 네이버 컨텐츠&라이프스타일 펀드는 이 회사에 투자해 지분 40% 이상을 취득했다. 


그릭웍스는 골프예약플랫폼 엑스골프(XGOLF)의 운영사로 YG는 지난 2017년 골프연습장 운영사 쇼골프로부터 그릭웍스를 인수했다. 그린웍스 인수가는 315억원으로 당시 YG 자회사인 YG플러스와 YG 네이버 컨텐츠&라이프스타일 펀드가 절반씩 자금을 동원했다. YG는 YG스포츠와 그린웍스의 합병을 통해 골프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었다.


결과적으로 YG의 골프사업은 실패로 끝났다. YG스포츠는 지난 2021년 4월 그린웍스로부터 분할한 뒤 국내 사모펀드(PE) 운용사 인티니툼파트너스에 매각돼 현재는 지애드스포츠로 사명을 변경했다. 


매각 2년 전인 2019년 매출액 359억원을 달성했으나 이듬해 296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린웍스는 YG스포츠가 분할매각되던 2021년 매출액 135억원에서 1년 만인 2022년 매출액이 4억까지 쪼그라들었다. 


결국 YG는 2023년 4월 그린웍스를 쇼골프에 다시 매각했다. 매각가는 약 4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YG는 골프선수 매니지먼트 사업을 시작으로 골프예약 플랫폼에 이어 골프장 인수 계획까지 구상했으나 업황 부진에 결국 골프 관련 계열사들을 모두 정리했다.


YG와 네이버의 협력사업 중 현재까지 존속 중인 것은 음원플랫폼 바이브(VIBE)가 유일하다. 바이브는 2018년 6월 양사가 합작해 출범시킨 음원플랫폼으로 YG와 네이버가 각각 유통과 운영을 맡고 있다. YG 자회사인 YG플러스는 음악사업부를 신설해 바이브의 음원 유통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YG는 여전히 네이버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핵심 파트너사"라며 "위버스를 통한 협업사업은 어렵지만 추후 타 사업들을 통한 협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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