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해외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해외지수 추종 ETF가 시장에 다수 상장되고 있다. 해외증시를 향한 국내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자산운용사 간 ETF 시장점유율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올해 초부터 지난 7일까지 ETF 상품을 10개 상장했다. 여기서 해외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60%(6개)를 차지하면서 해외 주식형 ETF 강세가 2025년에도 이어질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1년 동안 출시된 ETF는 171개다. 이 중 72개(42.1%)가 해외지수 추종 ETF였다. 국내 증시가 지난해 조정을 거친 반면 미국 증시를 비롯한 해외주식시장은 호황을 누리면서 국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역시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예탁결제원을 통한 해외주식 투자 결제액은 매도 2781억2372만달러(약 402조6398억원)‧매수 2919억832만달러(약 422조5957억원)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매도액은 85.7%, 매수액은 97.5% 각각 늘어났다.
해외지수를 추종하는 ETF 몸집도 덩달아 커졌다. 이런 분류의 ETF이면서 순자산총액 1조원을 넘어서는 상품 수만 11종에 이른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은 순자산총액 7조9152억원으로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해외지수 추종 ETF로 꼽힌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국내 자산운용사들 역시 2025년 들어서도 해외지수 추종 ETF 라인업을 꾸준히 확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ETF 시장점유율 경쟁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중인 자산운용사들이 새 ETF 출시에 발빠르게 나섰다.
예를 들어 국내 ETF 시장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은 1월 3일 'KODEX 미국S&P500데일리커버드콜OTM'을,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그달 17일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데일리커버드콜'을 연이어 출시했다. 2024년 흥행 ETF 라인업인 커버드콜 ETF를 각자 내세웠다.
삼성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38%로 미래에셋자산운용(35.6%)과 격차는 2.4%포인트에 불과하다.
국내 ETF 시장점유율 3위인 KB자산운용은 1월 10일 'RISE 미국S&P500엔화노출(합성 H)'를, 4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그달 17일 'ACE 미국중심중소형제조업'을 각각 출시했다. 이들 역시 ETF 시장점유율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6일 기준 KB자산운용의 국내 ETF 시장점유율은 7.8%로 한국투자신탁운용(7.76%)과 격차가 0.04%포인트 수준이다. 전년동기대비 시장점유율 격차가 1.57%포인트였던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차이가 줄었다.
2025년에 나온 나머지 해외지수 추종 ETF 2개는 한화자산운용이 1월 10일 내놓은 'PLUS 글로벌원자력밸류체인' 및 하나자산운용이 그달 17일 상장한 '1Q 미국배당30'이다. 마침 한화자산운용은 신한자산운용‧키움투자자산운용과의 점유율 5위 경쟁에서 다소 밀리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2024년 2월 6일 기준으로는 ETF 시장점유율 2.4%로 5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현재는 ETF 시장점유율 1.9%로 7위에 머무르고 있다. 1년 전 7위였던 신한자산운용(2.3%→3.4%)이 약진하면서 한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을 제친 결과다.
하나자산운용의 경우 시장점유율 9위에 불과하지만 2024년 ETF 리브랜딩을 단행하는 등 사업 확장을 본격화했다. 그 결과 ETF 시장점유율이 0.3%에서 0.7%로 높아졌다. 8위 NH-아문디자산운용과 점유율 격차도 1.1%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좁혀졌다.
하나자산운용은 최근 한국투자신탁운용 ETF마케팅담당 출신인 김승현 ETF총괄본부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마케팅을 총괄하면서 시장점유율 상승에 크게 공헌한 인사로 평가된다.
앞으로도 ETF 시장 성장에 주목한 자산운용사들이 해외지수 추종형 상품을 다수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 미국 소비자 관련 기업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TIGER 미국소비트렌드 액티브' ETF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을 향한 관심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고 해외주식 공모펀드를 향한 자금 유입의 대부분을 ETF 시장이 견인했다"며 "이를 고려하면 앞으로도 ETF 기반의 해외투자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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