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CEO 연임 기상도오상훈 차바이오텍 대표, '주주 반발' 3연임 걸림돌

[딜사이트 최령 기자] 오상훈 차바이오텍 대표의 3연임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2019년 취임 이후 외형 성장을 이끌어온 그는 최근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계열사 차헬스케어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그러나 유상증자 자금 대부분이 계열사 투자에 사용되면서 일부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발행 예정인 신주가 기존 주식 수의 40%에 달하면서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커진 탓이다. 이에 따라 투자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주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오 대표의 연임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오 대표의 임기 만료는 올해 3월29일이다.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삼성전자와 삼성화재보험에서 전략기획·해외사업을 담당했으며 2016년부터 차헬스시스템스 USA 대표이사를 맡아 미국 내 차병원 의료 네트워크를 총괄했다. 이후 2019년 차바이오텍 대표이사에 올라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그가 대표로 취임한 2019년 이후 차바이오텍의 매출은 꾸준히 성장했다. 2018년 4885억원이었던 매출은 2023년 9539억원으로 확대됐다. 2024년 3분기 기준 누적 매출 역시 76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58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오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지는 듯했으나 매출 성장과 별개로 최근 지속적인 자금 조달과 계열사 투자로 인해 주주들의 반발이 커진 부분은 부담이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부터 메자닌 발행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왔다. 상환전환우선주(RCPS) 445억원, 전환사채(CB) 103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 200억원, 교환사채(EB) 1200억원을 발행했다. 이 중 EB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2027년까지 차헬스케어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조건으로 발행됐다. 이에 따라 조달된 1200억원 중 600억원이 이미 차헬스케어에 투입됐으며 나머지 600억원도 차헬스케어에 투입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차바이오텍은 2500억원 규모의 추가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회사는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하게 되는 자금 중 900억원이 차헬스케어에, 200억원이 마티카홀딩스에 출자할 예정이며 나머지는 연구개발 및 운영자금(1200억원), 시설자금 200억원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차헬스케어에 투입되는 자금이 해외 병원 증설 및 운영자금과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신주 발행량이 기존 발행주식의 40%에 달하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되는 문제를 우려한 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시장에서는 차바이오텍이 이번 투자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주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차헬스케어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더라도 사업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으면 오 대표 연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해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 희석 우려가 커지면서 반발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대표 연임을 앞두고 있는 만큼 단순히 '회사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주장하기보다는 구체적인 성과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주주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주주들의 요구와 우려를 경청하고 있으며 경영진 차원에서 성실하게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며 "유상증자의 배경과 기대 효과를 주주들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차바이오텍의 전략과 비전에 대한 기업설명회(IR)도 국내외에서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은 글로벌 바이오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핵 사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며 "차세대 혁신 연구개발(R&D),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 확대, 글로벌 헬스케어 투자 등을 통해 회사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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