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령 기자] 유한양행 자회사 이뮨온시아가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면서 기업가치 평가(밸류에이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면역항암제 개발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이뮨온시아의 기술력과 사업성이 중요한 평가 요인이 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강화된 기술특례 상장 요건과 추가 성과 부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이뮨온시아가 적절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추가 기술이전이나 단계적 기술료(마일스톤) 수령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뮨온시아는 지난해 10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에서 전문기관 2곳으로부터 각각 A등급과 BBB등급을 획득하며 상장 요건을 충족했다.
현재 회사가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꼽는 것은 'IMC-001'과 'IMC-002'다. IMC-001은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개발 중이며 글로벌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동일하게 PD-L1 항체를 타깃한다. 2상 임상시험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회사 측 설명이다.
또 다른 핵심 파이프라인인 IMC-002는 고형암 치료제로 1b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IMC-002는 2021년 중국 3D메디슨에 중국 지역 권리를 총 4억7050만달러(한화 약 64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당시 회사는 계약금으로 800만달러(92억원)을 수령했다.
다만 해당 기술이전 이후 이 회사의 추가적인 성과는 아직 없는 상태다. 그 결과 이뮨온시아는 2023년 매출 1억원과 영업손실 117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3분기에도 매출 5000만원과 영업손실 102억원으로 적자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실적 부진과 후속 성과 부재가 기업가치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최근 기술특례 상장 요건을 강화하면서 기업가치 산정이 더욱 보수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최근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이 500억원으로 확대되고 매출 요건도 100억원으로 상향된 점을 고려하면 이뮨온시아가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기술이전 계약이나 마일스톤 성과 창출이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뮨온시아의 기업가치를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유사한 면역항암제 개발기업들의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특히 기술특례로 상장한 바이오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았는지가 중요한 비교기준이 되고 있다.
주요 비교군으로는 ▲지놈앤컴퍼니 ▲지아이이노베이션 ▲온코닉테라퓨틱스 ▲온코크로스 등이 꼽힌다. 이들 기업들은 모두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특례 상장을 거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상장 전 대규모 기술이전 실적을 확보했던 지놈앤컴퍼니와 지아이이노베이션이 보다 직접적인 비교 대상으로 거론된다.
지놈앤컴퍼니는 2019년 LG화학에 면역항암제 'GEN-001'을 기술이전하며 상장 당시 5275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GI-101(2019년, 중국 심시어, 최대 9000억원), GI-301(2020년, 유한양행, 1조4000억원) 등의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키며 2860억원의 밸류를 인정받았다.
이 같은 사례를 감안하면 이뮨온시아의 예상 시가총액은 2500억~3000억원 안팎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추가적인 기술이전 계약이나 마일스톤 성과를 확보할 경우 기업가치가 3000억~4000억원까지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한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기업에 대한 가치 평가는 상당히 냉정해졌다"며 "더 높은 수준의 '몸값'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좀 더 확실한 성과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뮨온시아 관계자는 "IMC-002의 1b상의 결과가 올 5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될 예정"이라며 "유효성을 입증한 결과를 수령하게 되면 연내 마일스톤 수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임상 유효성이 입증된 IMC-001와 IMC-002의 기술이전을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며 "이뮨온시아의 기업가치는 국내 최초의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것으로 증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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