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해 주력인 백신 유통사업 부진으로 외형과 내실 모두 뒷걸음질쳤다. 이에 더해 원가부담과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 증가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 2675억원, 영업손실 1384억원, 당기순손실 501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잠정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7.6%(1020억원) 급감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000억원 이상 커졌다. 2023년 223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의 외형이 쪼그라든 이유는 주력사업인 백신 유통 등이 부진했던 탓으로 풀이된다. 2023년 2138억원에 달하던 유통 등의 매출은 작년 601억원으로 1500억원 이상 감소했다. 더불어 코로나19 백신 매출 감소도 외형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늘며 수익성에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매출원가는 23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억원 늘었으며 판관비는 1542억원에서 1694억원으로 10% 가까이 증가했다. 회사는 송도 R&PD센터 신축 및 안동 L하우스 증축, 폐렴구균 백신 3상 임상시험 진입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로 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지난해 10월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 독일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 'IDT바이오로지카(IDT)'의 실적(1112억원)이 연결재무에 반영된 점이다. 이로 인해 회사의 4분기 매출(1568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약 70% 증가했다.
회사는 올해 IDT의 흑자전환과 자체 백신들의 매출 향상으로 재무 실적을 한층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IDT는 인수 후 본격적인 체질 개선을 진행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으며 신규 사업 수주를 통한 가동률 향상에도 나서고 있다. 회사는 생산성 향상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중점을 둔 운영 효율화 전략을 통해 연내 IDT의 턴어라운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독감, 대상포진, 수두 백신 등 주요 제품도 올해 해외 수출을 통한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는 지난해 처음으로 태국 남반구 품목허가를 받아 수출을 준비하고 있으며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도 범미보건기구(PAHO) 등의 국제조달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
사노피와의 전략적인 협력 강화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상황이다. 회사는 지난해 사노피와 6가 혼합백신 '헥사심' 등 5종 백신에 이어 올해 RSV 예방 항체주사 '베이포투스'와 A형 간염 백신 '아박심'의 국내 공동 판매 및 유통 계약까지 체결했다.
베이포투스는 생애 첫 RSV 감염 시기를 맞은 모든 영유아를 대상으로 접종이 가능한 유일한 제품으로 기존 고위험군 영유아에 한정됐던 RSV 예방 의약품 시장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또 6가 혼합백신 헥사심은 올해부터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공식 도입되며 시장을 확대해 나가는 중이다.
지난해 연말 사노피와 계약을 체결한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에 대한 5000만유로(한화 약 755억원)의 선급금(upfront)과 이후 개발 완료 시점까지 단계별로 수령하는 최대 3억유로(한화 약 4529억원)의 마일스톤도 올해부터 수익 인식될 예정이다.
회사는 단기적인 실적 향상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과 함께 올해 21가 폐렴구균 백신의 글로벌 3상 투약을 완료하고 21가보다 진보된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개발에 본격 착수하는 등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성장동력 발굴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