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박학규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담당(사장)이 지난해 말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항소심 무죄 판결 이후 등기이사 복귀를 위한 신호탄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4일 삼성전자는 박 사장의 보유 주식 수가 기존 3만4000주에서 0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변경일은 지난해 12월26일이며, 변경 원인으로는 '임원 퇴임·이사 사임'이 기재됐다. 이는 박 사장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는 점을 의미한다.
박 사장은 지난해 11월 사장단 인사를 통해 DX부문 경영지원실장(CFO)에서 그룹 컨트롤타워인 사업지원TF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 공시는 박 사장이 회사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기보다는 사내이사직 퇴임으로 공시 의무가 사라진 점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삼성전자 사내이사진은 총 4인(한종희, 노태문, 박학규, 이정배)이다. 이번에 박 사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사내이사 수는 3명으로 줄었다. 이 중 노태문 MX사업부 사장과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다음 달까지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시가 이 회장의 항소심 무죄 판결이 나온 다음 날 발표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전날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사건 관련 2심에서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났다. 이에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2016년 10월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나 2019년 10월 임기 종료 후에도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했다. 2022년 10월 회장에 오른 후에도 등기이사로 복귀하지 않았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내달 정기 주주총회 전 이사회를 열어 이 회장을 이사로 추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박 사장이 CFO에서 사업지원TF로 옮기면서 이사직을 사임했다"며 "이에 따라 주식 보유 공시 의무가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이 기존 보유한 주식 수도 변동 없으며, 이번 공시가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와 관련 있다는 해석에도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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