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자사주 정책 발표…현실화 가능성은
2028년 자사주 비중 5% 미만 축소 제시…삼성생명 자회사 편입 문제 언급 없어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삼성화재)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삼성화재가 드디어 자사주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1월 정부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도입 계획을 발표한 지 1년여 만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손해보험업계 대장주인 삼성화재에서 어떤 자사주 정책이 나올지 관심이 높았다.


삼성화재는 보유한 자사주를 소각해 2028년에 자사주 보유 비중을 5% 미만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자사주 소각 시 삼성생명 자회사로 편입되는 문제에 대해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자사주 정책이 보완되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달 31일 주주환원 정책 등 밸류업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상장 보험사 11곳 가운데 밸류업 공시를 내놓은 것은 삼성화재가 처음이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가운데서도 삼성화재가 첫 번째로 밸류업 공시를 진행했다.


시장의 관심은 주주환원, 특히 자사주 정책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1월 이후 삼성화재가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계기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도 적극 나설지 시장의 관심이 이어졌는데 이번에 자사주 정책을 내놓은 탓이다.


삼성화재는 이전까지 배당 중심의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 왔는데 이번에 밸류업 공시를 통해 보유 자사주 소각 계획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보유한 자사주를 소각해 보유 비중을 2024년 15.9%에서 2028년 5%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기업의 직접적 가치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배당보다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여겨진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주당 가치가 상승한다. 배당과 달리 세금 부담도 없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31일 밸류업 핵심 지표로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비율)과 ROE(자기자본이익률)를 선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주환원 확대, 본업 경쟁력 강화, 신성장동력 확보, 사회적 가치 제고 등 방안을 실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고대하던 자사주 정책이 베일을 벗었지만 시장에서는 현실화 가능성을 두고 여전히 물음표가 나온다. 삼성화재의 삼성생명 자회사 편입 문제에 대해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화재가 자사주를 소각하게 되면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의 지분율이 15%를 넘으면서 자회사 편입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행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타회사 발행주식의 15%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 만약 15%를 넘기면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자회사로 편입시켜야 한다.


이에 삼성화재는 자사주 정책을 추진하기 전에 자회사 편입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정해둘 필요가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밸류업 공시에 언급하지 않았다. 자사주 소각 규모, 시점 등 상세 실행계획은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화재의 삼성생명 자회사 편입 문제와 관련해 예상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크게 2가지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의 지분을 일부 처분해 15% 미만 지분율을 유지하거나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 등이다.


어느 방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리스크도 달라지는 만큼 삼성화재 자사주 정책은 아직 불확실하다는 분석이다. 먼저 삼성생명이 15% 초과 지분을 처분하는 쪽을 선택하면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이 발생할 수 있다. 삼성생명의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금융당국의 승인과 같은 절차 등 측면에서 리스크를 안고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의 자사주 소각으로 삼성생명 보유 지분이 15%를 초과할 경우 금융위원회 승인을 거쳐 자회사로 편입되어야 하는 이슈가 있다"며 "삼성화재가 해당 내용에 있어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았던 만큼 구체적 자사주 소각 시점이나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삼성화재의 최대주주는 삼성생명으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지분(보통주) 14.98%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화재가 자사주 비중을 5%까지 낮추면 삼성생명의 지분율은 16.93%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생명의 주식 소유 현황을 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4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5.76% 지분을 들고 있다.


삼성화재의 주주환원 확대 및 보유 자사주 소각 계획. (출처=삼성화재 기업가치 제고 계획)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