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바이오, 'ADC' 꽂힌 이유는
ADC시장 2028년 39조 전망...리가켐·에이비엘바이오 등 국내기업 성과 '가시화'
이 기사는 2025년 01월 30일 0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포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최령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앞다퉈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에 나서고 있다. 최근 ADC 항암제가 다양한 암종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며 글로벌 기술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ADC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이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많은 기업들이 기술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ADC는 특정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방식의 암 치료법으로 암세포 표면의 특정 표적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에 세포독성을 가지는 약물(페이로드)을 링커(linker)를 통해 결합시킨 구조의 약물이다. 항체의 암 항원 인식능력을 통해 암 조직에 선택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구조로 정상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며 최소 투여량으로도 최대 항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2015년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였던 글로벌 ADC 시장 규모는 2023년 100억달러(약 14조원)로 8년 만에 10배 가량 뛰었다. 오는 2028년에는 280억달러(약 3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ADC가 세상에 나온 지는 약 20여년이 흘렀지만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2019년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치산쿄가 공동개발 한 ADC '엔허투'의 효능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이후 많은 기업들이 ADC 개발에 뛰어들었다.


올해 역시 연초부터 글로벌 빅파마들의 ADC 기술이전 계약 소식이 쏟아졌다. 이달 8일 일본 주가이제약은 아라리스바이오텍으로부터 최대 1조원 규모의 ADC 후보물질을 도입했다. 또 스위스 로슈는 중국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의 ADC 파이프라인을 약 1조4600억원에 샀다. 로슈는 2013년 고형암 ADC 항암제 '캐씨일라'를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받아 상용화에 성공한 ADC 기술의 선두자로 꼽힌다.


국내 역시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ADC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기술이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곳은 리가켐바이오(리가켐)다. 리가켐은 2023년 12월 글로벌 제약사인 존슨앤드존슨과 1상 단계에 있던 ADC 후보물질 'LCB84'를 총 계약금 17억달러(2조4000억원)에 이전하며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간 리가켐이 이뤄낸 기술이전 성과는 14건으로 총 계약 규모는 10조원에 달한다.


이중항체 전문기업인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ADC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중항체 ADC는 기존 ADC의 부작용 우려를 낮추고 효능을 더 높인 기술로 알려져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미 2022년 글로벌 빅파마 사노피에 최대 1조2000억원 규모로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을 기술 수출했다. 올해 초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를 통해 빅파마와의 미팅을 진행한 사실을 밝히며 사노피 기술이전 건보다 큰 규모의 계약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대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ADC 개발에 뛰어들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말 ADC 전용 생산설비 구축을 마치고 올해부터 본격 상업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개발단계부터 생산까지 마칠 수 있는 원스탑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리가켐바이오와의 ADC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양사는 올해 3건 이상의 ADC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초 구체적인 ADC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공개했다. 회사는 2028년까지 ADC 분야에서 9개, 다중항체 분야에서 4개 등 총 13개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승인계획(IND)을 제출할 계획이다. 특히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CT-P70', 방광암 치료제 'CT-P71'를 우선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역시 ADC 개발에 나선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달 JPMHC에서 ADC 플랫폼 '솔루플렉스 링크'를 공개했다. 북미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ADC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단 구상이다. 향후 미국 시러큐스 공장에 해당 ADC 플랫폼을 적용해 수주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ADC는 기존 항암제 대비 개발 성공률이 높고 허가 이후 시장 독점력이 강한 구조라 기업 입장에서 사업적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매력적인 사업"이라며 "특히 플랫폼 기술과 CDMO 역량 확보를 통해 글로벌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경쟁우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ADC는 새로운 모달리티(치료 접근법)을 넘어서서 하나의 산업이 되어가고 있다"며 "많은 국내 기업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향후 ADC 시장 역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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