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 측에 협상의 손을 내밀었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를 적이 아닌 새로운 협력자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대타협을 제안했다.
고려아연은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파트너스 측에 협상 의지를 밝혔다. 이날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은 "새로운 시작을 제안하고자 한다"며 "우리의 상처보다 고려아연에 대한 사랑이 더 크기 때문에 우리는 MBK파트너스를 더 이상 적이 아닌 새로운 협력자로 받아들이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는 점도 이 자리에서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진정성 있게 공동 목표를 가지고 간다는 믿음이 우리에게 싹터야 가능한 일"이라며 "대타협을 받아들인다면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의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도모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23일 임시주총을 열고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 19인 상한 설정 안건을 통과시켰다. 고려아연이 추천한 사외이사 7인에 대한 신규 이사 선임 안건도 모두 가결됐다. 반면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추천한 이사 14인 선임은 모두 부결됐다.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간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고려아연이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박 사장은 "MBK파트너스가 명성에 걸맞은 명망 있는 사모펀드로서 고려아연을 위해 상호 협력할 수 있도록 소통과 대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쌓아가고, 사모펀드의 순기능인 기업의 파트너로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 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MBK파트너스도 냉정함을 되찾고 우리의 말씀을 진중하게 듣고 고민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MBK파트너스 측과 대타협을 전제로 구체적인 제안도 밝혔다. 박 사장은 "ISS와 글래스루이스, ESG연구소, 서스틴베스트 등 모든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와 국민연금 등 연기금들이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기능, 다양성 강화의 순기능을 말씀했다"며 "고려아연의 이사회를 더욱 개방적으로 운영하고 상호 소통을 통해 이를 MBK파트너스에게 전향적으로 개방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MBK파트너스의 진지한 고민과 검토를 요청한다"며 "더욱 심도 깊은 논의의 장을 언제든 만들고 함께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고 재차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끝으로"MBK파트너스가 우리의 진심이 담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둘 중 한 명이 죽고, 하나는 엄청난 상처를 입고 다치는 적대적이고 소모적인 전쟁을 계속 한다면 오늘 이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대표하는 고려아연 전 임직원과 기술진 그리고 노조는 절대로 그 전쟁을 피하지 않을 것임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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