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옥석가리기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투자업계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긍정적인 임상결과나 기술이술(라이선스 아웃) 등의 성과가 없는 바이오기업들에 대한 혹독한 평가가 시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대규모 기술이전 성과를 낸 기업들은 후속 임상결과 발표 및 기술이전 계약 등이 이뤄지는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기업분석부 연구위원은 이달 2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025년 제약바이오 업계 전망 및 주목할 기업 등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엄 위원은 "지난해 다국적 제약사나 글로벌 바이오텍과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맺은 기업들은 올해 임상결과가 나오고 그 결과를 토대로 다시 기술이전을 하고 내년 또 임상결과가 나오는 등의 선순환구조가 예상된다"며 "반면 성과를 내지 못한 바이오텍들은 100억원이 없어 자금 조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누군가는 돈을 벌고 누군가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모두에게 밸류에이션(가치)을 주는 분위기가 계속될 지 의문"이라며 "알테오젠이나 리가켐 바이오사이언스 같이 다수의 기술이전에 성공한 기업들은 올해 수천억원 규모의 현금흐름이 전망된다. 올해부터 옥석가리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엄 위원은 앞으로는 기술이전 및 임상결과를 넘어 안정적인 재무상황을 유지하는 바이오텍들이 적정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엄 위원은 "알테오젠의 경우 키트루다 3상 결과가 성공적으로 나오고 다이이찌산쿄와 계약을 맺었음에도 주가가 빠졌다. 이는 결국 분기 실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그간 국내 제약바이오는 임상결과와 기술이전 모멘텀으로 유지됐지만 앞으로는 꾸준한 실적도 중요하다. 일부 회사들에서 꾸준한 실적이 나오기 시작하면 바이오산업에 대한 신뢰도 일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분간 제약바이오업계에 비만치료제와 항체-약물 접합체(ADC) 열풍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단순 테마를 넘어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엄 위원은 "비만치료제와 ADC는 이제 시작이라 봐도 무방하다. 다만 하나의 테마가 아니라 ADC를 가지고 누구와 개발을 하고 있는지가 포인트"라며 "비만치료제도 마찬가지다. 펩트론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지속형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릴리와 공동개발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많은 투자자가 이슈만 보고 아무 기업에나 투자를 해 시장에 거품이 생기고 손실을 본다고 생각한다. 투자를 할 때는 최대한 검증된 기업을 봐야 한다"며 "비전공자가 임상결과를 가지고 기업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는 정말 어렵다. 하지만 빅파마가 국내 기업과 계약을 했다는 건 적어도 기술에 대한 의심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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