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매각 막전막후
구지은, '동반 매각 거절' 노림수는
아워홈 매각 반대 입장 고수… 우선매수권 유효성·FI 확보 등 과제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16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제공=아워홈)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한화그룹의 아워홈 인수전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한화그룹이 아워홈 지분 100% 확보를 목표로 구지은 전 부회장에게 보유 지분(20.67%)을 동반 매각할 것을 제안했지만 구지은 측에서 해당 제안을 사실상 거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구 전 부회장의 향후 노림수에 관심이 쏠린다. 현 시점에서 구 전 부회장에게는 '우선매수권'의 유효성 인정과 재무적투자자(FI) 확보, 장남과 장녀를 설득하는 과정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한방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한화그룹은 단체급식·식자재 유통업체인 아워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 주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이지만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한화비전 등 그룹 계열사들과 IMM크레딧앤솔루션 등 FI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은 아워홈의 전국 23개 공장과 물류센터 실사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그룹은 아워홈 지분 100%를 인수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현재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38.56%)과 장녀 구미현 회장(19.28%)의 지분 57.84% 인수를 위해 주당 6만5000원, 총 8600억원을 제안하고 협상 중이다. 다만 한화그룹이 안정적인 경영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차녀 구명진 씨(19.6%)와 삼녀 구지은 전 부회장(20.67%)이 보유한 지분 40.27%이 반드시 필요하다. 상법상 정관변경, 이사의 해임, 합병 등 특별결의를 위해서는 의결권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한화그룹은 구 전 부회장에게 이달 23일까지 지분 동반매각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구지은 전 부회장이 해당 제안에 별다른 응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화그룹의 아워홈 인수전은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 


사실 구 전 부회장은 그 동안 아워홈의 매각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는 2004년 외식사업부 총괄상무로 입사한 이후 20년 이상 회사를 키워오면서 애착이 남다를 뿐만 아니라 고(故) 구자학 회장의 뜻을 받아 아워홈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도 크다. 실제 구 전 부회장은 지난해 5월 고(故) 구자학 아워홈 명예회장 선영을 찾은 뒤 자신의 SNS에 "아버지가 아끼시던 막내, 아워홈! 저희가 잘 보살피고 있어요"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아워홈 주주 구성(그래픽=신규섭 기자)

결국 시장에서는 구 전 부회장의 노림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아워홈 정관상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가장 큰 무게가 실린다. 실제 아워홈 정관에는 주식을 외부에 양도할 때 기존 주주에 우선적으로 매수권을 줘야 한다는 조항이 담겨있다. 이를 근거로 구지은 전 부회장이 법원에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구 전 부회장도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를 대비해 자신을 도울 재무적투자자(FI)들을 확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FI를 통해 한화측이 제시한 8600억원을 마련할 수 있다면 아워홈의 매각을 저지할 수 있다. 실제 투자업계에서는 구 전 부회장이 어팔마캐피탈을 우군으로 끌어들여 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다만 일각에서는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거나 유효성을 인정받더라도 사실상 지분 취득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아워홈의 정관 9조4항 '주식을 양도하는 경우 반드시 이사회의 승인을 득해야 한다'는 조항 탓이다. 현재 아워홈 이사회는 장남과 장녀 측 인사가 과반을 넘기고 있다. 구지은 전 부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통해 지분을 매입하려면 결국 장남과 장녀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 같은 상황이 구 전 부회장에게는 긍정적이지 않다.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는 2016년부터 경영권을 둘러싸고 날을 세워왔고 언니인 구미현 회장과는 2021년 맺은 '의결권 통합 협약'을 두고 법적 다툼을 이어오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구미현 회장은 지난해 6월 장남과 손잡고 구지은 전 부회장을 이사회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의결하기도 했다. 


결국 구 전 부회장은 지금의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한방이 필요하다. 단편적으로는 장남과 장녀에게 한화 측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아워홈 매각 반대 이유를 설득시키는 과정이 필연적이다.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경영권을 지키면서도 FI들에게 추후 적절한 투자금 회수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구 전 부회장이 한화그룹의 요청을 거절했다면 이는 결국 FI를 통해 경영권을 되찾아 오겠다는 의지"라며 "다수의 FI들은 물론 장남과 장녀를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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