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가 지난 2014년 결성한 인수합병(M&A) 펀드의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1년의 청산 기간 동안 스틱은 마지막 남은 포트폴리오인 '쿠프마케팅' 투자금회수(엑시트)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해 티메프 사태 등으로 인해 매각이 지연됐지만 거래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등 매물 경쟁력은 아직 충분하다는 평가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스틱은 사원총회를 열어 '2014스틱성장동력M&A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2014 M&A 펀드)'에 1년의 청산 기간을 부여했다. 해당 펀드는 지난 2014년 ▲성장사다리(현 성장금융) ▲수출입은행 ▲공무원연금 등의 출자를 받아 2210억원 규모로 결성했다. 8년 만기 펀드로 앞서 1년씩 총 두 차례 연장을 진행했다.
스틱은 청산 기간 동안 마지막 남은 포트폴리오인 쿠프마케팅 매각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 2016년 스틱은 NH PE와 공동으로 쿠프마케팅 지분 70%를 455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쿠프마케팅 유상증자에 참여, NH PE 지분을 인수하며 이 회사 지분 68.39%를 확보했다. 이중 '2014 M&A 펀드'를 통해 53.04%를 갖고 있다.
스틱은 지난 2023년 초 쿠프마케팅 매각을 위한 투자설명서(IB)를 배포하고 엑시트 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고금리 장기화로 M&A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적절한 원매자를 구하지 못했다.
이어 지난해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한 뒤 재매각에 나섰지만 티몬·위메프 정산지연 사태가 벌어지면서 암초를 만나게 됐다.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 신뢰 문제가 발생하면서 투심이 급격하게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이에 스틱인베스트는 매각 절차를 잠시 중단한 상황이다.
쿠프마케팅이라는 매물 자체의 경쟁력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다. 이 회사는 '카카오톡 선물하기', 토스 등의 플랫폼을 통해 모바일 쿠폰을 발급·유통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타벅스, 이마트, 아웃백, 설빙, 공차 등 B2C 기업은 물론 삼성카드, 신한카드, 삼성생명, KB국민카드 등 B2B 기업과도 제휴를 맺고 있는 모바일 쿠폰 시장 내 독보적인 1위 사업자다.
특히 지난 2021년 진출한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꾸준히 거래금액을 늘려오며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쿠프마케팅 해외법인(쿠프네트워크 아시아퍼시픽) 거래금액은 366억원으로 전년대비(298억원) 2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제휴 브랜드 역시 326개에서 162개로 2배 가량 확대됐다.
청산 기간을 1년 가량 부여받은 만큼 스틱은 적절한 엑시트 시점을 고민할 예정이다. 다만 쿠프마케팅의 외형과 내실이 모두 성장하고 있는 만큼 눈높이를 낮춰 매각을 서두를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티메프 사태로 이커머스 투자심리가 가라앉으면서 쿠프마케팅 역시 매각이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 침체와 별개로 회사 경쟁력은 충분한 만큼 스틱이 무리하게 가격을 낮춰 매각할 가능성은 낮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까지 회수 포트폴리오 기준 '2014 M&A 펀드'의 내부수익률(그로쓰 IRR)은 20% 상회, 투자원금 대비 2배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포트폴리오는 ▲피부미용 의료기기제조 '아크로스'(멀티플 3.4배) ▲소프트웨어 개발 '유비케어'(1.8배) ▲동물성 유지 제조업 '대경오앤티'(3.6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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