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올해 HBM 2배 매출 성장 기대"
HBM4 시장 선점 '속도'…HBM4 16단 내년 하반기 공급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3일 18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장 전경. (제공=SK하이닉스)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올해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는 강한 고객 수요를 기반으로 전년 대비 100% 이상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김우현 SK하이닉스 CFO(부사장)는 23일 진행된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역대 매출, 영업이익을 일으킨 자사 HBM의 경쟁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 회사는 HBM, 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확대되면서 지난해 매출 66조1930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을 올린 바 있다. 매출은 직전년 대비 102%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도 HBM 수요는 견조할 전망이다. 빅테크들이 인공지능(AI) 서버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AI 추론 기술의 중요성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문형반도체(ASIC) 수요도 의미있게 증가하면서 향후 2~3년 내로 고객 기반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적기 개발과 공급을 통해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다. 현재 이 회사의 HBM3E 12단 공급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문제가 없을 경우 올해 상반기 기준 HBM3E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부터 주력 제품이 될 신제품 HBM4 시장 선점에도 속도를 낸다. 올 하반기 개발과 양산을 모두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플랫폼 '루빈' 로드맵에 발맞추는 모습이다. 김기태 HBM 세일즈 앤 마케팅(Sales & Marketing) 담당 부사장은 "이미 기술 안정성과 양산성이 입증된 1b nm를 적용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BM4 공급은 12단 제품을 시작으로 하고, 단수를 높인 16단 제품은 향후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내년 하반기쯤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또 16단까지 적층하는 패키징 기술에는 HBM3E 12단에서 양산성이 검증된 어드밴스드 MR-MUF 공법이 사용될 전망이다. 이는 SK하이닉스가 자체 개발한 MR-MUF 방식을 업그레이드한 공법이다. MR-MUF는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공간 사이에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이다.


김 부사장은 "HBM4에서는 처음으로 베이스 다이(Base Die)에 로직 파운드리를 활용해, 성능과 전력 특성을 보강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TSMC와 '원팀' 체계를 구축해 협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BM4는 이르면 10월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원화 벤더를 선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자본적지출(CAPEX)도 HBM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SK하이닉스는 올해 CAPEX의 대부분이 청주 M15X,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예비 HBM 생산 라인에 사용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김우현 CFO는 "올해 투자 규모는 작년 대비 다소 증가할 계획이다. HBM 등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에 대해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말 기준 46만5000장이었던 SK하이닉스의 월별 D램 생산량이 올해 말 54만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M15X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공될 시 각각 10만장, 80만장의 캐파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현금성 자산은 늘고, 차입금은 줄어 대규모 투자에 대한 재무적 부담이 다소 줄었다. 지난해 말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전년 말 대비 5조2000억원 증가한 14조2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차입금은 6조8000억원 감소한 22조7000억원이다. 차입금과 순차입금 비율은 각각 31%와 12%로 전년 말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한편, 올해 HBM을 제외한 D램 생산량은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 2년간 다운턴에 대응하고자 일반 D램 생산을 제한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대적으로 수요가 높은 DDR5와 LPDDR5 공급을 늘리기 위해 1anm 공정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김규현 DRAM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일반 DRAM에 대해서는 제한된 캐파 내에서 수익성 중심의 제품 믹스를 운영하고, 선단 기술로 전환해 고객에게 적시 지원할 것"이라며 "동시에 레거시 제품의 재고 건전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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