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자닌 발행 상장사'90억 조달' 와이씨켐, 수익 개선 속도 붙나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와이씨켐(옛 영창케미칼)'이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 마련에 나섰다. 상장 후 첫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서다. 조달한 자금은 양산 평가가 진행 중인 EUV용 린스 및 유리기판 소재의 튜닝 등에 일부 투입될 전망이다. 원활한 자금 조달에 힘입어 양산 평가가 문제없이 마무리되면 와이씨켐의 수익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와이씨켐은 최근 1회차 CB를 발행해 90억원을 조달했다. 와이씨켐은 해당 자금을 연구개발비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주목할 부문은 CB의 이자율이다. 현재 와이씨켐이 금융사로부터 빌린 차입금 이자 보다 낮은 2.5%의 만기이자율이 적용됐다. 와이씨켐의 금융사 차입금 이자가 3~5%대에서 형성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자들이 향후 와이씨켐의 사업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달 자금은 와이씨켐이 성장 동력원으로 점찍은 EUV용 린스 제품과 유리기판 등의 연구개발에 적극 활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양산 평가 단계에 머물고 있는 제품들의 튜닝에 사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와이씨켐은 자체 개발한 EUV PR용 린스가 지난해 상반기부터 글로벌 고객사 'EUV 노광'의 양산 라인 평가에 돌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와이씨켐은 지난해 하반기 중으로 EUV용 PR용 린스의 양산 평가가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양산 평가는 현재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아직 평가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건 튜닝 작업 등을 위한 추가 비용의 투입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와이씨켐은 유리기판의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와 스트리퍼, 디벨로퍼는 현재 양산을 확정 지은 상태다. 유리기판용 코팅제의 경우에는 양산 평가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EUV PR용 린스와 유리기판용 코팅제의 양산 평가가 마무리될 경우 수익 개선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와이씨켐은 수주와 동시에 납품이 이뤄져 별도의 수주잔고가 없다. 수주와 동시에 공급이 이뤄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와이씨켐의 수익성은 2023년을 기점으로 악화됐다. 2023년 말 별도 기준 매출액 80억원, 영업손실 7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전방 산업인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면서 고객사의 생산량이 감소한 영향이다.
최근 와이씨켐은 2024년 잠정치 기준 매출액과 영업손실이 각각 70억원, 8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악화된 업황 속에서도 전년대비 매출액은 12.9% 늘고, 영업손실 규모는 4.3% 감소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164% 증가한 16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순손실의 경우 공장 화재에 따른 재해손실 43억원이 영업외손실로 반영된 영향이다. 현재 고객사 양산 평가가 진행 중인 제품군들의 공급이 본격화 될 경우 업황 악화에도 불구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와이씨켐 관계자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유리기판 소재와 EUV용 린스 등의 연구 개발에 두루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며 "평가 과정에서의 튜닝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답변이 어렵다"고 말했다. 개발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나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답변이 불가능하다고 부연했다.
2001년 설립된 와이씨켐은 반도체 공정 재료를 개발 및 공급한다. 2016년 EUV 공정용 패턴 쓰러짐 방지 용액과 현상액을 개발했다. 현재 와이씨켐은 국내외 기업과 규모를 가리지 않고 거래처 다각화와 기존 거래처와의 협업 강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과정에서 시장 지배력을 갖춘 기업과의 협업도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와이씨켐은 주요 거래처의 요청에 따라 맞춤형 반도체 소재를 개발 및 공급한다. 거래처로부터 수요가 발생하면 그에 맞는 연구개발에 나선다. 이후 양산 평가를 거치는 등 긴 호흡을 함께 한다. 실제로 와이씨켐은 매출 포트폴리오를 구성 중인 포토레지스트와 포토레지스트 린스 등의 반도체 패턴용 공정소재 대부분을 고객사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했다.
와이씨켐은 반도체 분야 외 사업다각화를 고려하고 있지 않을 정도로 반도체 소재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연구개발 인력의 충원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연구소 인근의 교통 편의성까지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상장 당시 조달한 자금 일부도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하는 데 썼다.
현재 석사·박사 연구개발 인력의 정확한 인원은 2022년 사업보고서 이후 확인되지 않는다. 해당 보고서상의 연구개발 인력은 총 28명이며, 이 중 석사와 박사 연구개발 인력은 23명이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 일부를 인력 확보에 사용하기로 계획했던 만큼 연구개발 인력은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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