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기업공개(IPO)에 나선 오름테라퓨틱이 파이프라인 확대 및 고도화에 적극 뛰어들 전망이다. 앞선 두 번의 기술이전(라이선스-아웃)으로 곳간을 두둑하게 채운 덕분이다. 나아가 IPO 공모자금까지 더해지면 한동안 추가적인 자금 조달 없이 연구개발(R&D)에 매진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시장에서는 관측 중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이달 17일부터 23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상장 목표 시기는 내달 중순이며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신주 물량은 250만주이며 희망공모가액은 2만4000~3만원이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5023억~6279억원이다.

회사는 공모자금 600억원(공모가 하단 기준) 중 408억원을 기존 핵심 파이프라인 고도화에 투입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유방암 치료제 'ORM-5029' 임상 연구에 113억원, 혈액암 치료제 'ORM-1153'과 소세포폐암 치료제 'ORM-1023' 전임상 연구에 각각 98억원, 9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회사가 적지 않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R&D 가속화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앞서 2023년 글로벌 제약사 'BMS', 2024년 '버텍스 파마슈티컬스(Vertex Pharmaceuticals)'와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금 등을 수령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회사의 현금(현금및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은 1260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BMS에 ORM-6151을 기술이전하며 총 1억8000만달러(2334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계약금 1억달러(한화 1297억원과 단계적 기술료(마일스톤) 8000만달러가 포함됐다.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는 최대 3억1000만달러(4173억원) 상당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며 선급금 1500만달러(202억원)를 받았다. 회사가 R&D 기술력과 더불어 글로벌 제약사와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실무적인 능력도 보유했다는 시장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BMS와 계약에 로열티 조건이 없지만 계약금을 1억달러나 받았다"며 "조 단위 계약이 종종 체결되지만 실제 대규모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수령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플랫폼 기업 입장에서는 다양한 항체에서 기능하는 모습을 증명해야 하기에 한 번에 많은 자금을 확보하고 후속 파이프라인 연구에 활용하는 게 더 낫다"고 귀띔했다. 

ORM-5029의 경우 중대한 이상사례(SAE)로 인해 부분 임상 보류 상태(Partial Clinical Hold)에 있지만 신규환자 등록만 중단됐고 기존 참여환자들에게는 동의를 얻어 임상이 계속 진행 중이다. 회사는 SAE 발생과 관련해 기존 기술이전 계약의 마일스톤 달성 및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연구개발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ORM-1153의 전임상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하고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ORM-1023 프로그램도 후속으로 전임상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작년 7월 포스터를 통해 공개한 TPD2(superscript)-PROTAb 링커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항체-분해약물 접합체(DAC) 협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이 혁신적인 링커 플랫폼은 기존 항체-약물 접합체(ADC) 링커에 DAC 전용 링커를 추가해 CRBN 기반의 단백질 분해제를 효과적으로 결합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ADC 또는 TPD 분야의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확대가 기대되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페이로드 개발로 플랫폼 다각화에도 힘을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광석 기자 cksh3904@dealsite.co.kr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