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세미콘, 방열기판 외 신사업 '제동'
차량용 방열기판은 올 하반기부터 양산 목표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세미콘은 차량용 방열기판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출처=LX세미콘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LX세미콘의 사업 영역 확장 시도가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는 모습이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실리콘 카바이드(SiC) 전력 반도체 사업은 현재까지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MCU는 매출을 발생시키고는 있지만 아직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다. 차량용 방열기판을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LX세미콘의 주력 사업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디스플레이구동칩(DDI)으로 전체 매출의 90%에 달할 정도로 매출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팬데믹 여파로 급증했던 IT 기기 수요가 2022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둔화하면서 DDI 수요도 함께 떨어졌다. LX세미콘은 LG디스플레이를,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을 핵심 고객사로 두고 있어, LX세미콘→LG디스플레이→애플로 윗단(애플)의 사업 부진이 밑단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회사는 DDI에 쏠린 매출 의존도를 SiC, 차량용 방열기판,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3가지를 신사업으로 낙점했다. 잠재 고객사와의 이해 상충 문제, 때문에 점점 방열기판으로 투자 영역이 좁혀지는 모습이다.


특히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SiC 사업은 현재까지 큰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LX세미콘은 지난 2021년 말 LG이노텍의 SiC 반도체 소자 설비 및 특허 자산을 인수하는 등 SiC 사업 투자를 이어오고 있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회사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사업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조차 확립되지 않아 고민이 깊다"며 "SiC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 '차량용 방열기판'과 사업 영역이 겹쳐 방열기판 고객사들과 경쟁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LX세미콘의 방열기판은 SiC 반도체에서 발생하는 발열을 제어할 수 있는 기판으로 제작되고 있다. 이 기판을 필요로 하는 SiC 관련 업체들에 납품을 하게 되는데 LX세미콘이 SiC 사업까지 하게 되면 이 잠재 고객사들과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회사는 방열기판에 투자를 집중하는 모습이다. SiC, MCU 대비 수익성이 높다고 평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연구개발(R&D)은 LX세미콘이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했던 2020년부터 시작했다. 2021년에는 LG화학이 보유한 일본 방열소재 업체 FJ머티리얼즈 지분 30%와 관련 유·무형 자산을 70억원에 인수, 2022년에는 경기 시흥에 방열기판 생산시설을 설립했다. 전기차 인버터 모듈 등에 활용될 예정인 LX세미콘의 방열기판은 절연성 세라믹 기판과 구리를 접합할 때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는 '확산접합' 방식을 사용해 발열에 강하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잠재 고객사에 샘플이 납품될 예정이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며 "회사 측도 하반기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인식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등 국내 업체뿐 아니라 해외 완성차 업체에도 접촉을 늘리고 있는 중이다. 


한편 MCU의 경우 LX세미콘이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텔레칩스와 협업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LX세미콘은 지난 2022년 200억원을 들여 텔레칩스 지분 10%를 사들인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LX세미콘이 SiC 사업에 힘을 싣고자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추정했으나, 현재는 MCU에 더욱 힘을 싣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용 MCU는 LG전자 등 가전 업체에 수주를 받아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회사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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