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프리즘'PSR 적용' 티엑스알로보틱스, 이익률 개선 숙제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유진그룹 계열 로봇·물류자동화 전문기업 '티엑스알로보틱스'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기업가치 평가모델로 주가수익비율(PER) 대신 주가매출비율(PSR)을 선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이 두 배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 증가 수준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티엑스알로보틱스가 PSR 기반 기업가치 산정방식을 전략적으로 결정한 만큼 상장 후에도 이익률을 개선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티엑스알로보틱스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IPO 작업에 나섰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공동주관사로 신한투자증권이, 인수회사로 유진투자증권이 각각 참여했다.
티엑스알로보틱스가 IPO로 공모하는 자금은 희망공모가액(1만1500원~1만3500원) 하단 기준 354억원이다. 오는 2월 11일부터 5영업일 동안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같은 달 20일부터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예상 시가총액은 1778억~2088억원으로 3월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2017년 물류자동화 기업 태성과 로봇 기업 로탈이 합병해 설립한 티엑스알로보틱스는 로봇·물류자동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자동유도로봇(AGV), 자율주행로봇(AMR), 소터(Sorter,자동분류장비) 등을 제작해 공급처에 양도하고 유지·보수까지 책임지는 턴키(Turn-Key) 방식의 사업 수주에 주력하는 중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414억원으로 전년동기(225억원) 대비 8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억원에서 37억원으로 39.7% 늘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반 증가했지만 오히려 영업이익률은 하락했다. 2021년 19%이던 영업이익률은 이후 3년간 9%까지 낮아졌다. 지난해 상반기 로탈을 흡수합병하면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탓에 영업이익 증가폭이 제한됐다는 게 티엑스알로보틱스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영업이익률 하락 탓에 순이익에 기반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PER 대신 매출액을 기준 삼은 PSR을 평가모델로 적용했다. 티엑스알로보틱스 관계자는 "성장기 단계에 있는 로봇 및 물류자동화 시장에서 동사는 기업규모 및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성장성 대신 특정 기간의 이익에 기반해 평가하는 PER모델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합병 등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티엑스알로보틱스의 이익률 개선은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주요 공급처가 되는 물류창고의 신규 개발이 2022년 이후 급감했고 특정 대형 물류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이익률 개선이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공사비 증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리 인상 등을 물류창고를 새로 개발하는 것보다 기존 물류창고를 사들이는 것이 오히려 저렴하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로 물류창고 개발 경기가 침체해 있다"며 "장기화된 침체 구조를 개선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티엑스알로보틱스의 지난해 3분기 주력사업인 물류 턴키 매출액은 255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61.6%를 차지했다. 턴키 매출의 대부분에 해당하는 244억원을 쿠팡에서 인식하고 있어 수익률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다. 가격 협상력이 열위한 탓이다.
티엑스알로보틱스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와 현재까지 가격 협상 열위에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률의 유지보수 매출 증가와 제품 제조 관련 원가 절감을 통해 원가율 개선 및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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