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국내 내비게이션 앱 1위 '티맵'을 제공하는 티맵모빌리티가 BYD 코리아와의 파트너십 물꼬를 텄다.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BYD의 승용차 '아토3(ATTO3)'에 티맵모빌리티의 인포테인먼트 사양이 탑재됐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출시가 예정된 '씰(SEAL)', '씨라이언7(SEALION7)'에도 티맵이 적용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에 적자폭 줄이기에 힘쓰는 티맵모빌리티의 수익성 개선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BYD 코리아는 인천 상상플랫폼에서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승용 전기차 사업 진출을 선포했다. 가장 먼저 선보이는 차량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다. 해당 차량에는 차량용 내비게이션 '티맵 오토(TMAP auto)'와 SKT의 차량용 AI 에이전트 '누구 오토(NUGU auto)', AI 음성비서 '아리아' 등이 통합된 인포테인먼트 사양이 적용됐다.
BYD와 티맵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23년 4월 국내에 출시된 1톤 상용 전기트럭 'T4K'에도 티맵이 장착된 바 있다. 다만 T4K는 전기트럭 수입사인 GS글로벌에 의해 판매돼 BYD 코리아의 이번 선택과는 결이 다르다. BYD 코리아 관계자는 "T4K는 GS글로벌과 BYD 본사가 함께 티맵 탑재를 결정했고, 아토3은 BYD 코리아가 직접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직 사업 초기인 만큼 양측 모두 견고한 파트너십 구축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티맵모빌리티로서는 고객사 정보를 먼저 알리기 어렵다는 입장이고, BYD 코리아는 국내 시장에 막 발을 디딘 만큼 사업 전략이 노출될까 노심초사하는 상황이다.
BYD 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해서 티맵모빌리티의 인포메이션 장착을 결정한 것"이라며 "하반기 출시될 중형 SUV '씨라이언7', 중형 세단 '씰' 판매 시점에도 채택될 가능성이 높지만 어디까지나 티맵이 여전히 고객 선호도가 높다는 전제 하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BYD 코리아와 티맵의 '맞손'이 시간 문제라는 분위기다. BYD 코리아에겐 티맵 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수입차의 자체 내비게이션은 못쓸 정도라는 평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티맵은 필수다. 티맵은 실시간 교통 상황 반영 등 빠른 속도와 정확도 덕에 모바일 기반 차량 내비게이션에서 국내 1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볼보, 재규어, 랜드로바, 아우디 등에는 티맵 인포테인먼트가, 벤츠와 BMW에는 티맵 오토가 탑재돼 있다. 자체 OS(운영체제) 내비게이션을 서비스하는 테슬라 외에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 회사들 대부분이 티맵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만년 적자'에 시달리는 티맵모빌리티의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지난해 수익성 높은 광고 매출 증가와 MAU(월간활성사용자) 성장세를 지속하며 순이익 개선에 주력했다. 이에 티맵모빌리티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손실은 494억원으로 전년 동기(-628억원) 대비 적자폭이 134억원 줄었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부터는 영업 이익률을 높여 손실을 줄이는 것에 집중을 해왔다"며 "아직은 적자 상태지만 티맵오토 누적 수주액으로 작년 상반기 2200억원, 매출로 작년 상반기 1000억원을 달성하는 등 지난 1년 간의 노력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익성에 있어서는 계약 구조가 변수다. 티맵모빌리티의 B2B 서비스 영역은 ▲티맵 오토 ▲API(배송 계획 경로정보) ▲교통정보 ▲인포테인먼트 등 폭이 다양하다. 고객사마다, 좁게는 모델별로도 계약 구조가 다르게 체결되는 형태다. 아토3에 탑재된 인포테인먼트 형태의 경우 들어가는 단계의 풀이 더 넓고 깊다 보니 매출과 수익의 볼륨이 크지만, 이보다 작은 단위로 계약을 맺을 경우 미치는 영향도 적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편 티맵모빌리티는 비주력 사업들을 정리하는 '곁가지 치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에는 택시 호출 플랫폼 '우티' 지분을 전량 우버에 매각키로 했으며, 스틱인베스트먼트와의 서울공항리무진 매각 협상은 막바지에 이른 상태다. 그 밖에도 법인대리운전 서비스 자회사인 '굿서비스'도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빌리티 데이터·인공지능(AI)' 사업에 주력함으로써 흑자 전환 달성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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