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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엔터테인먼트
신사옥 대지매입‧공사비, 전액 '보유현금으로'
⑥총 2500억~3000억 소요, 연간 1000억대 현금창출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17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JYP엔터테인먼트는 신사옥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서울 강동구에 대규모 통합사옥을 짓는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23년 1만㎡(약 3000평)이 넘는 대지를 사들였다.


대지 매입 비용으로만 750억원 이상을 썼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JYP엔터는 전액 현금으로 대금을 지불했다. 사내에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건설비용이다. 새로 지어질 사옥은 크기가 기존 건물보다 5배가량 크다. 지상 22층, 지하 5층에 달한다. 대규모 오피스를 짓기 위해선 수천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일각에선 JYP엔터가 메자닌, 부동산파이낸싱(PF) 등으로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올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현금성자산이 2000억원이 넘고 현금창출력도 높은 만큼 공사비용도 전액 현금으로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JYP엔터테인먼트 신사옥 전경 (사진=유현준 교수 인스타그램)

◆ 부지 매입에만 755억, 전액 현금 '박치기'


JYP엔터는 지난 2023년 신사옥을 짓기 위해 서울 강동구 소재 대규모 부지를 매입했다. 해당 부지는 고덕강일지구 공공택지지구 구역의 고덕비즈밸리에 속한 유통판매시설 부지다. 규모는 1만675㎡(3,229평)에 달한다. JYP엔터는 대지 매입 비용으로만 755억원을 투입했다.


JYP엔터가 신사옥에 공을 들이는 이유에는 단순히 물리적 공간을 늘리는 데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티스트와 임직원을 위해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중장기적 사업 확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서로 연결점이 없는 TKG태광, 반도건설과 손을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 컨소시엄은 고덕강일지구 유통판매시설용지 3만2473㎡(9823평)를 2273억원에 낙찰받은 후 3개 필지로 분할해 각자 개발하는 중이다.


JYP엔터는 신사옥 건설을 위한 토지 취득을 위해 사내에 보유 중인 현금을 활용했다. 2023년 10월 지급한 계약금 76억원과 잔금 680억원 모두 현금으로 치렀다. 다만 등기 예정일은 올 연말로 연기됐다. 공구분할 변경 및 확정측량준공검사 일정 등을 반영한 준공기간이 변경되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토지 매입에만 막대한 비용이 들었지만 JYP엔터에게 부담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곳간에 현금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JYP엔터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줄곧 유지하며 현금성 자산을 두둑이 비축해 왔다. JYP엔터 현금성자산은 지난 2021년 말 989억원에서 2022년 말 1518억원으로 53.5%증가했다. 2023년 말에도 전년 대비 69.5% 증가하며 2573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9월 말에는 전년말 대비 19.1% 감소한 2081억원으로 감소했지만 토지 매입대금을 감당하기엔 충분한 규모로 평가된다.


◆ 공사비 1800억~2300억 추산


문제는 신사옥 건설 비용이다. JYP엔터가 추진 중인 신사옥 크기가 현재 강동구 성내동 소재 사옥과 비교해 5배가량 커지는 만큼 막대한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층수도 기존 지상 10층, 지하 4층에서 지상 22층, 지하 5층(연면적 5만9475㎡)으로 높아져 건설비용은 1000억원을 훌쩍 넘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오피스 건물 공사비는 평당 1000만원이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JYP엔터가 신사옥 건설에 필요한 자금은 1800억원으로 추산된다. 최고급 자재, 인테리어 등으로 공사비를 평당 1300만원으로 끌어올린다고 하면 23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 대지매입 비용을 합치면 2500억~3000억원 수준이다. 


일각에는 JYP엔터가 자금조달을 위해 메자닌 등 자본시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JYP엔터는 과거 BW를 발행한 경험이 있어 메자닌을 이용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JYP엔터는 자본시장을 잘 활용하는 엔터사로 꼽힌다. 2012년 발행한 BW를 최대주주인 박진영 COO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사용했다. 지난 2011년 제이튠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우회상장한 JYP엔터는 이듬해 60억원 규모의 분리형 BW를 발행했다. 여기에 유상증자 등으로 지분이 희석된 박 COO는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신주인수권 일부를 따로 사들이는 결정을 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분리형 BW는 신주인수권과 사채로 분리가 가능했던 만큼 신주인수권만 취득한 것이다. 이에 박 COO는 1주당 5393원이었던 신주인수권을 주당 216원으로 헐값에 매입했다. 평가차익만 180억원에 달한다. 이후 박 COO는 지난 2018년 11월 신주인수권 행사 시한 만료를 앞두고 신주인수권을 행사했고 신주 69만5894주를 4311원에 취득했다. 이로써 박 COO 지분은 16.79%에서 18.39%로 확대했다.


이처럼 JYP엔터가 과거 지배력 강화를 위해 BW를 발행했듯 이번에 신사옥 건설자금 확보를 위해 CB를 발행할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하지만 건물 공사비는 대부분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을 활용할 것이라는 데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JYP엔터 현금성자산 규모는 2081억원이다. 여기에 대지 매입 비용 755억원을 제외하면 1326억원이 남는다. 신사옥 건설 비용에 대입하면 JYP엔터는 600억~10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한 것으로 계산된다.


업계는 JYP엔터가 앞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으로 부족분을 충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등기가 넘어오는 올해 12월 또는 내년 1월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인 만큼 다시 현금을 쌓아둘 시간이 있다는 얘기다. JYP엔터 역시 현금성자산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JYP엔터가 매년 1000억원대 현금창출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JYP엔터는 지난 2022년과 2023년 각각 1027억원, 1805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전년보다 낮은 1410억원(증권사 추정)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와 내년엔 1760억원, 1950억원으로 다시 증가해 준공 목표일인 2028년 말까지 빠르게 곳간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금과 함께 자사주를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JYP엔터는 자사주 239만9433주(6.75%)를 보유 중이다. 지난 21일 종가 7만4300원을 적용하면 1783억원에 이른다. 자사주를 매각하면 자기자본 규모가 늘어나고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가 좋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담보대출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대지 소유권을 담보로 제공하고 필요한 만큼 대출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해 성수동 신사옥 건설을 위해 2조원 규모의 PF를 일으킨 크래프톤 사례도 참고할만 하다.


IB업계 관계자는 "JYP엔터가 최근 메자닌을 활용하지 않았다 뿐이지 과거 BW 발행으로 큰 재미를 본 적 있다"며 "다만 보유 중인 현금이 충분하고 현금창출력도 뛰어난 만큼 대지 매입에 이어 건설 비용도 전액 현금으로 지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YP엔터 관계자는 "지난해 현금성자산을 활용해 토지 취득에 대한 잔금 지급까지 완료했다"며 "변경 가능성이 있지만 신사옥 공사비 역시 현금성자산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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