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오너가 뛴다전병우 삼양식품 상무, 헬스케어 성패 '경영 시험대'
[딜사이트 김민희 기자] 삼양식품 오너3세인 전병우 상무가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과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을 겸직하며 미래먹거리 발굴이라는 중책을 부여 받았다. 그는 주력상품인 불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내며 최근 헬스케어사업까지 진출했다. 다만 전 상무가 그 동안 추진했던 신사업들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일각에선 헬스케어사업에 대한 의구심도 짙어지고 있다. 향후 헬스케어사업의 성패는 전 상무의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최대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94년생인 전 상무는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철학과를 졸업한 이후 만 25세에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직을 맡았다. 이후 그는 1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2022년 삼양애니 대표에 올랐고 2023년 상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이러한 빠른 승진은 전인장 전 회장이 횡령 혐의로 물러나면서 경영 공백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그는 승진과 함께 전략총괄을 비롯한 신사업 발굴이란 중책을 맡았다. 전 상무는 그 동안 다양한 사업분야에 도전해왔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지는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그는 2022년 삼양식품의 캐릭터 등 비식품 지식재산권(IP) 사업을 영위하는 삼양애니 대표직에 올랐으나 2년 만에 대표직 자리에서 물러났다. 콘텐츠업 특성상 초기 시장 안착이 중요한데 이에 대한 마케팅이 부실했던 결과로 분석된다. 전 상무가 대표로 재직했던 시기인 2022년 삼양애니는 15억원의 매출과 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2023년에도 매출 39억원에 당기순손실 6억원에 그쳤다.
이에 더해 전 상무는 국물라면계 제2의 불닭을 만들겠다며 '맵탱'을 론칭했으나 이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쟁쟁한 제품 가운데 맵탱만의 차별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맵탱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간신히 한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맵탱은 2023년 8월 전 상무 주도로 기획된 제품이다.
전 상무는 부진한 성과를 만회하기 위해 최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헬스케어를 낙점했다. 건강기능식품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작년에 브랜드 잭앤펄스를 리뉴얼해 건강기능식품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나아가 헬스케어사업의 연장선으로 개인 건강 관련 앱 개발은 물론 삼양라운드힐 안에 웰니스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웰니스센터는 건강검진은 물론 개인 진료까지 받을 수 있는 공간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다만 헬스케어사업의 경우 이미 시장은 포화상태다. 최근 개인 맞춤형 디지털헬스케어사업에 승부수를 띄었던 롯데헬스케어도 지속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해 3년 만에 사업을 접기도 했다. 이에 삼양식품그룹만의 차별화된 경쟁력과 전략을 갖추지 못한다면 시장 연착륙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헬스케어사업의 성패는 전 상무의 경영능력을 증명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그는 헬스케어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주를 주거나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등의 방식이 아닌 처음부터 끝까지 삼양식품그룹만의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카이스트 박사 영입을 비롯해 개발자와 의사채용을 통한 전문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 헬스케어사업에 대한 방향성을 공개할 방침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과거 60년은 라면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왔다면 현재 선보이고 있는 신사업은 앞으로의 60년을 위한 미래비전을 만들어나가는 과정 중 하나다"라며 "현재 성과는 미비하지만 차근차근 자리를 잡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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