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폴란드 개척戰우리은행, 6월 내 지점 개설 목표 '시장 선점 박차'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국내 시중은행 중 폴란드 진출에 가장 앞선 곳은 우리은행이다. 지난해 지점 설립 인가를 받아 올해 정식 개소를 준비 중이다. 개소가 완료되면 우리은행은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폴란드 현지에서 영업활동을 펼치게 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폴란드 바르샤바 지점 개소 목표시점을 올해 6월말로 잡고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인가를 받은 만큼 개소에 필요한 구체적인 요건을 준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사무실을 비롯해 필수인력 전산시스템 등을 규정에 맞게 갖추고 이를 현지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며 "검토 후 영업개시 허가를 받으면 개소 작업이 끝나 영업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폴란드 카토비체 사무소는 2017년 2월 개설됐다. 1968년 설립된 영국 런던지점에 이은 우리은행의 두 번째 유럽 진출이다. 이후 2018년 유럽우리은행을 설립해 본격적인 유럽 진출의 토대를 마련했다. 2021년에는 헝가리에 유럽지역의 두 번째 사무소를 열었다.
폴란드 사무소 개설은 신한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신한은행은 앞서 2014년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국내 처음으로 사무소를 세웠다. 브로츠와프는 폴란드 남서부 지역 최대 공업도시로 LG전자·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국내 대기업 및 협력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우리은행은 카토비체를 선택했다. 카토비체는 브로츠와프에서 남동쪽으로 약 200㎞ 떨어진 도시로 역시 국내기업들이 위치한 산업공단지역과 가깝다. 폴란드 국외로는 체코를 비롯해 슬로바키아, 헝가리와도 접근성이 좋다.
반면 지점은 카토비체가 아닌 폴란드 바르샤바로 정해졌다. 본격적인 금융서비스를 위해서는 수도인 바르샤바가 더 환경적인 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무소의 경우 현지 동향파악 및 정보수집이 주된 업무인 만큼 동유럽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지역이 더 우선됐다.
유럽우리은행 법인 소속으로 지점을 내는 것도 발빠른 진출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유럽의 경우 국내은행이 현지에 곧바로 법인이나 지점을 설립해 영업하기는 쉽지 않다. 설립 및 영업 인가를 받는데 적지않은 시간이 걸려서다. 반면 이미 출범한 법인을 통한 지점 설립은 인가에 걸리는 시간을 상대적으로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유럽우리은행은 현재 현지 및 국내 기업들에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있지만 아직 수익성이 좋지 않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지 독일은행들의 경우 조달비용이 저렴해 마진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유럽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약 13억원이었다.
바르샤바지점이 정식으로 문을 열면 우리은행의 중장기적인 유럽지역 수익 확대에도 긍정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기본적으로 폴란드 현지를 중심으로 기본적인 금융상품 및 신디케이트론,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 등 IB금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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