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네버슬립]
ACE 미국중심중소형제조업 ETF, '트럼프 랠리' 노린다
취임식 앞두고 이목 쏠린 '트럼프 수혜주'…키워드는 '미국 우선주의'
미국 내 사업하는 중소형 종목에 '기회', 상승 발판 될까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0일 17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TF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서 개별 종목의 비중을 줄이고, ETF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이러한 트렌트에 맞춰 새로운 ETF를 설계하고 상장한다. 딜사이트는 견실한 ETF 산업의 성장과 건전한 ETF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ETF 유튜브 채널 <ETF네버슬립>과 ETF 뉴스레터 <ETF네버슬립>을 운영하고 있다.


출처 = 어플라이드 인더스트리얼 테크놀로지 홈페이지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이른바 '트럼프 수혜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중 하나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매출 대부분을 미국 내에서 일으키는 중소형 제조업체다. 이들 기업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정책의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금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향후 주가 추이는 통화정책 방향성에 따라 갈릴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실제 어떤 경제적 효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 트럼프 손끝에 달린 주식시장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귀환을 앞두고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잠잠해진 트럼프 랠리가 대통령 취임식을 기점으로 되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수혜주로 꼽히는 산업과 종목 위주로 투자심리가 열기를 띠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캐털리스트 펀드의 찰리 애슐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0일 취임식에 나오는 말과 행동에 따라 모든 게 결정될 것"이라며 "새로운 대통령은 이날 100개의 행정 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최대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또한 울프 리서치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크리스 세닉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계획에는 상승 위험과 하락 위험이 모두 있지만 기업과 소비자 신뢰 상승, 감세 연장, 규제 완화 등은 긍정적 촉매"라고 강조했다.


다만 우려의 시선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전면에 내세운 관세 정책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 제품에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특히 중국산 제품에는 60%의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글로벌 기업에는 도전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반대로 해외 사업을 거의 벌이지 않는 중소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법인세 인하 및 규제 완화 정책에 따른 수혜를 보면서 관세 정책으로 인한 타격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를 거둔 다음 날 중소형주 중심으로 구성된 러셀 2000 지수는 하루 만에 5%가 넘는 상승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 중소 제조업 ETF, 모멘텀 누릴까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구체화되면서 승자와 패자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모멘텀을 노린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됐다. 국내 상장 ETF 가운데 미국 중심 중소형 제조기업을 편입한 상품으로는 최초다.


20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미국중심중소형제조업 ETF를 신규 상장한다고 발표했다. 상장일은 21일이다. 이름처럼 중소형 규모의 제조업체를 다수 편입했는데 주목할 점은 미국 내 매출 비중이 75% 이상인 기업만 담았다는 점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를 고려한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이 상품의 포트폴리오에는 총 40개 종목이 포함됐다. 유동비율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등을 고려해 선정된 기업들이다. 한 종목당 최대 투자 비중은 4% 수준이며, △코어 & 메인 △컴포트 시스템즈 USA △어플라이드 인더스트리얼 테크놀로지 △사이아 △마스텍 △BWX 테크놀로지스 등이 포트폴리오에 담겼다. 대부분 미국에서 생산하고 미국에서 소비되는 기계 장비, 공장 설비, 에너지, 방산, 물류 운송 등과 관련한 기업들이다.


미국 정부는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을 장려하기 위해 자국 내 생산하는 기업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법인의 해외 이익 과세, 글로벌 다국적 기업의 미국 자회사에 대한 세금 제도 변경 등이다. 이러한 정책이 실행된다면 미국을 기반으로 사업을 벌이는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더 큰 수혜를 본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딜사이트에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은 큰 틀에서 △재정적자 축소 △무역적자 축소 △성장 촉진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상품에 포함된 기업은 모든 부문에서 직간접적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곳들"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기업들은 탄탄한 펀더멘털이라는 강점도 지니고 있다. 남용수 본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 상품에 포함된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S&P 500 지수와 비교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즉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 지표는 기업이 자본을 이용하여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낸다.


지난해는 매그니피센트 7을 위시한 빅테크의 해였다. 그러나 지나친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월스트리트에서도 올해에는 랠리에서 소외됐던 중소형주에게 기회가 돌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용수 본부장 역시 "역사적 고점에 다다른 종목들과 달리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중소형 제조업 종목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주가 추이 결정할 '금리'


관건은 기준금리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정책을 어느 방향으로 펼치는지에 따라 주가 향방이 달라질 전망이다. 규모가 작은 기업은 상대적으로 재무 구조가 취약하다. 따라서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큰데 금리 수준에 따라 차입 비용이 달라진다. 중소형주가 금리에 민감한 건 이 때문이다. 통상 금리가 올라가면 중소형주는 하방 압력을 받고 금리가 내려가면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다.


연준은 당초 올해 2차례 금리를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연준이 금리인하 속도를 더 늦출 수 있다는 게 월스트리트의 중론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내 2회 인하를 예상했다가 올해 들어 0회로 변경했다. 바클레이스도 금리인하 횟수를 기존 2회에서 1회로 낮춰 잡고 인하 시점 역시 예상보다 늦은 시점인 2분기로 조정했다. 만약 투자은행들이 제시한 전망대로 흘러간다면 중소형주가 상승세를 타기까지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연준이 매파적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배경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있다. 바로 관세 정책이다.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는 요소다. 기업이 관세로 인한 부담 일부를 상품 가격 인상의 형태로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아디티아 바베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취임 직후 대규모 관세 부과 정책을 발표하면 연준이 금리인하를 중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다른 시각도 있다. 보편관세의 영향이 있을 수는 있지만 우려만큼 크지는 않다는 것이다. 미국 재무장관에 지명된 스콧 베센트는 16일(현지시간) 상원 재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관세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보편적 관세 10%가 부과되면 달러 가치가 4% 정도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전액 전가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통화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은 분명 중소형주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소다. 그러나 중소형주 상승을 부추기는 우호적인 환경이 더 강하다면 상쇄될 수 있다. 남용수 본부장은 이에 관해 "이 상품은 금리 상승기에도 탄탄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좋은 주가 퍼포먼스를 기록한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다"며 "따라서 금리인하 속도가 조절되더라도 이로 인한 영향은 적게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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