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뱅크샐러드가 기업공개(IPO) 준비에 착수했지만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계획은 여전히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회사가 첫 흑자 전환을 이뤄냈지만 여전히 수익성과 성장성이 불투명하다는 평가 때문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뱅크샐러드는 미래에셋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IPO 준비에 돌입해 202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 핀테크 기업 뱅크샐러드는 2012년 레이니스트로 시작해 2017년 국내 최초로 금융 마이데이터 개념을 자산관리 서비스에 도입했다. 뱅크샐러드는 ▲보험 ▲은행 ▲카드 등 흩어져 있는 금융자산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아 관리하고 맞춤 솔루션을 제공한다. 2021년에는 DTC 유전자 검사 서비스도 출시해 헬스케어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11월 뱅크샐러드는 마이데이터를 정식 도입한 2022년 이래로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197% 증가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월 기준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했다. 지난해 뱅크샐러드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8% 증가하며 회사는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뱅크샐러드의 향후 성장성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상장주관사 선정 과정부터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이지만 몇 년간 지속된 적자로 재무적 부담이 커졌을 뿐 아니라 주요 사업 부문인 마이데이터 시장의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뱅크샐러드는 2019년부터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19년 178억원→2020년 271억원→2021년 419억원→2022년 491억원→2022년 23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더욱이 뱅크샐러드와 같은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인 케이뱅크와 비바리퍼블리카(토스)도 아직까지 IPO를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 중 하나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매출의 경우 최근 흑자 전환에도 성공에 성공하며 보험 보장 분석 서비스 등 신사업을 통해 실적 개선에 힘쓰는 중이다"며 "국내 상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는 접한 적 없다"고 전했다.
뱅크샐러드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들의 엑시트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뱅크샐러드는 2015년 19억원 규모의 시드투자 유치를 시작으로 총 누적액 198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아왔다. KB인베스트먼트, 키움인베스트먼트 등이 2017년 3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에 참여했으며 이어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에이티넘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4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2019년 진행한 시리즈C 투자에서는 고릴라프라이빗에쿼티,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450억원을 확보했다. 이후 2022년 SKS프라이빗에쿼티(이하 SKS PE), KT, 기아차가 1350억원 규모의 시리즈D에 참여했다.
특히 SKS PE는 뱅크샐러드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리즈D 투자 참여 당시 SKS PE는 투자목적회사(SPC)인 '에스케이에스마이데이터 유한회사'를 설립해 총 950억원을 투자하며 뱅크샐러드 지분을 취득했다. 지난해 9월 기준 SKS PE는 보통주 26만8487주(지분율 21.15%)를 보유 중이다.
SKS PE는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드래그앤콜 행사권을 통해 김태훈 대표의 지분을 포함한 경영권 매각을 고민한 것으로 전해진다. 드래그앤콜은 투자자에 드래그얼롱(동반매도청구권) 옵션을 부여하는 대신 피투자회사가 FI 보유 지분을 되사올 수 있는 권한을 갖는 형태를 말한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이 일부 반등하면서 해당 계획을 철회했다.
딜사이트는 SKS PE 측에 엑시트 계획에 대해 물었지만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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