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4년 '스틱크레딧', 투자 각축전 속 존재감 부각
스틱인베스트 인프라 적극 활용…투자 포트폴리오 '착착'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11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일성 본부장(제공=스틱인베스트먼트)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크레딧 투자에서 선두 주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스페셜시츄에이션(SS) 펀드를 결성한 것은 물론이고 크레딧 본부를 설립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쌓아왔다. 지난해 주요 기관투자자(LP) 출자사업에서 승기를 잡으며 스틱크레딧 1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크레딧 전략은 통상 SS투자, 메자닌, 사모대출 등으로 나뉜다. 정통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거래에 국한하지 않고 투자처의 상황이나 수요에 맞는 맞춤형 투자기법을 활용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높은 리스크를 안고 가지만 그만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바이아웃 거래와 달리 크레딧 투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보이지만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크레딧 DNA'…수년간 쌓아올린 투자 노하우 


스틱크레딧은 올해로 설립 4년차다. 2022년 4월 라지캡 부문 부대표였던 강일성 본부장을 필두로 출범했다. 강 본부장은 신영증권, 흥국자산운용을 거쳐 미래에셋증권 자기자본투자와 사모투자팀에서 실력을 쌓아온 베테랑이다. 이후 2010년 스틱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해 투자3본부장과 라지캡 부문 부대표를 역임했다. 업계에서 론(loan) 마켓 전문가로 평가 받는 박상현 상무도 강 본부장과 함께 라지캡 부문에서 크레딧본부로 이동하며 핵심 인력으로 몸담고 있다.    


초기 인력은 운용사 출신과 론 시장 전문가들로 구성해 두 분야의 시너지를 활용하고자 했다. 론 시장 전문가들은 주로 투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하방 보호조항(다운사이드 프로텍션) 전략을 제시한다. GP 출신들은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현금 흐름, 향후 가치 평가 등을 면밀히 분석할 수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크레딧 본부 출범 이전부터 크레딧 투자에 강점을 보여왔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설립 후 지금까지 청산한 펀드 중 70~80%가 크레딧 성격의 펀드인 것으로 전해진다. 2016년 3월 6000억원 규모로 결성한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을 시작으로 SS펀드를 통해 ▲하이브 ▲한화시스템 ▲더블다운인터랙티브 ▲CJ헬스케어 등에 투자했다.  


보통 크레딧부문 자회사를 설립하는 여타 PEF 운용사들과 달리 스틱크레딧은 하우스 내 별도 부문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26년 업력의 스틱인베스트먼트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크레딧 전략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추구하기 때문에 하방 보호조항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데 백 오피스(Back office)가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스틱크레딧은 기업 실사 및 법률 자문, ESG평가 등 업무를 수행하는 스틱인베스트먼트의 리스크관리·전략부문(옛 대외사업본부)과의 협력으로 하방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스틱크레딧은 2023년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KB뱅크(옛 부코핀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첫 투자 포트폴리오를 쌓았다. 지난해 12월에는 결성금액 1210억원의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해 차바이오텍이 발행한 12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에 투자했다. 최근에는 폐기물 매립업체 에코솔루션과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금융권이 놓친 중소형 거래, 스틱크레딧이 잡는다 


스틱크레딧은 기업 대출과 인수금융 시장에서 중소형 거래 기회를 공략하며 차별화된 투자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대형 규모 딜의 금리가 낮은 선순위 대출을 선호하는 금융기관과 달리 스틱크레딧은 고금리∙중소형 거래를 중심으로 투자를 집행한다. 


여기에 업사이드(상승여력) 옵션을 활용해 추가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구조다. 고금리 기업 대출은 일반적으로 유형자산 담보가 부족하거나 비즈니스 모델 중심의 기업들이 주 대상이다. 스틱크레딧은 이러한 기업들에게 유형자산이 아닌 경영권 주식을 담보로 투자처의 수요 맞춤형 투자기법을 활용해 자금을 투입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PEF는 GP로서 특정 비지니스 모델이나 기업가치, 현금창출력 등 수익성을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쌓아왔다"며 "그렇기 때문에 후순위 담보와 같이 상대적으로 높은 리스크를 동반하는 투자 방식을 시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틱크레딧은 지난해 총 3곳의 국내 LP 출자사업에 선정되며 연내 클로징을 목표로 1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 중이다. ▲산재보험기금(400억원) ▲군인공제회(300억원) 출자사업 GP로 선정된 데 이어 농협중앙회를 주요 LP로 확보했다. 올해 3월 내 1차 클로징을 완료하고 총 3000억원을 목표로 추가 자금 확보에 나선다.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크레딧 투자 특성상 초기 스타트업이나 경기 변동성에 취약한 사업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다. 스틱크레딧은 특정 산업이나 지역 내에서 우위에 위치한 안정적인 기업 위주로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 1호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하는 대로 메자닌과 구조화 에쿼티 지분 투자와 더불어 기업대출과 인수금융 거래를 통해 고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딜을 발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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