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이소영 기자] "올해 iM증권 IB조직의 목표는 DCM, ECM, 메자닌 등에서 증권업계 TOP 10에 진입하는 것입니다. 제주부터 강원까지 전국 구석구석으로 움직일 생각이에요. '고객사 니즈에 커스터마이징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iM증권만의 강점을 십분 활용할 예정입니다."
이영재 iM증권 IB1본부 ECM실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iM증권 본사에서 딜사이트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iM증권은 그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집중해 왔지만 올해부터는 IB부문에 힘을 주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IB2본부를 영업부서 중심으로 개편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다.
이 실장은 지난 2019년 6월 iM증권으로 이동해 ECM 시스템을 구축한 인물이다. 대신증권에서 처음 기업금융업을 시작, 이후 KTB투자증권(현 다올투자증권)을 거쳐 현재 iM증권에서 IB부문 사업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 올해 IPO 4건 목표…'2차전지 장비·가상현실 개발 업체' 등 2건은 확정
이 실장은 "iM증권 ECM실은 IPO와 유상증자, 메자닌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구성원 대부분이 80년대 중후반생으로 선후배 간 소통이 원활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타사와 달리 각 구성원이 자유롭게 의견과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수평적 분위기"라고 조직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편안한 분위기를 외부로 이어가 처음 만난 고객일지라도 언제 어디서든 고민거리를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증권사가 되고자 한다"며 "이것이 우리가 내세우고 있는 핵심 모토"라고 말했다.
ECM 사업부서는 몇 년 전부터 성장 가능성이 엿보였다. 특히 지난 2023년의 경우 IPO 부문 성과가 눈길을 끈다. ▲스톰테크(발행액 358억5000만원)와 ▲진영(212억5000만원)을 iM증권이 단독으로 상장시켰다. 두 기업 모두 iM증권이 프리IPO로 들어갔다가 IPO 주관 계약으로 이어진 사례다.
지난해에는 유상증자 주관 성과가 두드러졌다. iM증권은 ▲다원시스(398억원) ▲판타지오(230억원) ▲KR모터스(234억원) 등 3건의 유상증자 딜을 모두 단독으로 따내는 데 성공했다. 전년도(2023년)에 1건에 불과했던 유상증자 건수와 비교하면 1년 만에 3배 성장한 성과를 이룬 셈이다.
올해 iM증권 ECM실은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 실장은 "일단 올해 최대 4곳의 기업 상장 주관을 이끄는 게 목표"라며 "현재까지 확정된 곳은 2곳"이라고 말했다.
먼저 한 곳은 2차전지 장비업체 A사다. 올해 4월에 예비심사 청구 예정이며 현재 실사가 진행 중이다. 6~7월쯤 딜을 마무리할 예정이며 iM증권이 단독으로 상장을 이끈다. 해당 기업은 매출액이 지난해 기준 700억원을 넘고 영업이익은 수십억 원대 수준이다.
두 번째는 가상현실 개발 기업 B사다. 예비심사 청구 시점은 가을쯤으로 예상하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유수의 대기업 그룹사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IPO 주관 증권사가 있었지만 iM증권이 실력을 인정받아 B사의 선택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 실장은 "이뿐 아니라 현재 IPO를 iM증권과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이 꽤 있다"며 "지난해 미뤄졌던 곳들이 올해 다시 IPO를 계획하는 것과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에는 다른 대형 증권사와 연이 있었는데 상장을 본격 준비하면서 iM증권과 계약까지 이어지는 곳이 생기는 건 직원들이 공을 들인 성과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내부 실무 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올해 iM증권만의 강점을 살려 고객사들을 만족시키는 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iM증권의 강점은 고객 니즈에 귀를 기울이고 커스터마이징한 자본조달 전략을 기획한다는 데에 있다.
이 실장은 "고객사들이 고민스러워하는 부분들을 묻고, 해결하기 위해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최근 들어 이러한 부분을 인정해 주는 기업 고객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딜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의 현황 등 고객사들이 필요할 때 전화 한 통으로 언제든지 편하게 궁금한 부분을 물어볼 수 있는 증권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iM증권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케이스가 지난 2023년 JS코퍼레이션의 그랜드하얏트 호텔 인수 건이다. iM증권은 자본조달 전략을 기획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 실장은 "당시 JS코퍼레이션에서 어떻게 자본을 조달할 것인지 고민이 많았었다"며 "실무진과 논의 끝에 iM뱅크(옛 DGB대구은행)로부터의 조달,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주가수익스왑(PRS) 등 3개의 금융구조를 짜면서 잔금 처리 방식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M증권은 고객사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더라도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고 항상 고객사의 입장에서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특히 계열사인 iM뱅크와의 연계 영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고객사들이 iM증권을 찾아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이라고 강조했다.
◆ '시그니처 딜' 태성 유상증자, iM뱅크와 합작 '시너지'
iM증권 ECM실의 최근 시그니처딜은 단연 태성 유상증자다. iM증권은 지난해 11월 인쇄회로기판(PCB) 자동화 설비 전문 기업 태성의 850억원 규모 유상증자 건을 단독 주관으로 따냈다.
태성 건에는 iM증권 ECM실의 '커스터마이징 전략'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ECM실 산하 ECM부는 태성 딜을 따내기 위해 오랜 기간 공을 들였다. 당시 태성은 지난해 9월 충남 천안시 소재 사업단지 내에 1만평(3만3059㎡) 규모의 토지를 확보한 뒤 신공장 건설을 위한 자금 마련에 고민이 깊던 시기였다.
그러던 중 iM증권은 태성의 니즈를 파악하고 꾸준히 태성 측과 접촉해 주관 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iM증권과 경쟁을 벌였던 증권사만 3~4곳에 달하는데 이 중엔 대형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딜을 주도적으로 소싱한 인물은 ECM부 김영일 팀장, 김강일‧김종섭 차장이다. 이들은 태성과 심도 깊은 논의를 나누며 성장 모멘텀에 대한 고민을 함께했다.
김강일 차장은 "태성은 은행 차입으로 천안북부 산단지역 토지를 취득한 상황에서 빠르게 신공장을 착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며 "빠르게 자금을 조달해야 했는데 그 방식을 부채성으로 할지 자본성으로 할지를 두고 김종학 대표 등과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태성과 iM증권은 주주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부채로 인식하는 메자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먼저 고민했으나 회사의 성장 가능성, 경영자의 경영철학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자본 성격인 유상증자 방식이 더 적합하다고 결론 내렸다.
김종섭 차장은 "여러가지 시뮬레이션과 변수를 계산한 결과 주주들이 할인된 가격으로 신주를 취득할 수 있는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회사와 주주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ECM부는 당시 자본시장에서 유상증자 결의와 관련한 논란이 많았던 점도 고려했다. 김 팀장은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 심사와 목적을 파악해 유상증자 일정 등을 보수적으로 접근하도록 요구했고 실무진은 이에 맞춰 태성이 필요한 자금 집행 시기를 맞추기 위한 세부 전략을 수립했다.
태성 유상증자 건은 iM증권 내부에서도 호평을 받는 딜로 꼽힌다. 성무용 iM증권 대표는 해당 딜을 iM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를 만들어낸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하며 그룹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딜을 따낼 것을 주문했다.
ECM부는 초기 미팅부터 iM뱅크와 함께 태성을 만나 의견을 나눴고 최종적으로 태성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조달 구조를 기획했다. 이들은 태성 측이 메자닌으로 850억원에 달하는 신규 자금을 조달하게 되면 부채비율이 급증하게 되고 재무구조 및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동시에 유상증자 방식은 태성 자본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고 이는 곧 재무구조와 신용등급 개선으로 이어져 차후 안정적인 자금조달이 가능해진다는 의견도 공유했다. 이들의 조언을 들은 태성은 유상증자 방식을 선택했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iM뱅크는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은 없지만 주금납입 업무를 맡으면서 태성과 새롭게 인연을 맺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iM뱅크가 최근 시중은행 전환 이후 수도권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iM증권 소개로 향후 대규모 여신을 제공할 수 있는 우량 고객을 확보하게 됐다
iM증권 ECM부는 "조달이 끝났다고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 곁에서 든든한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시장 상황에 맞는 솔루션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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