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두산건설이 장기간 이어진 순손실 늪에서 벗어나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두산건설은 2021년 반짝 순이익을 냈던 것을 제외하면 2011년부터 매해 순손실을 이어왔다. 2024년에는 그간 순손실의 주요 원인이었던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지 않은 데다, 매출 및 영업이익 호조까지 더해지며 순손익 흑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지난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6094억원을 올렸다. 2023년 연간 매출이 1조7175억원이었는데, 3분기 만에 전년도 연간 실적의 94%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두산건설의 영업이익은 879억원으로, 2023년 연간 영업이익(609억원)을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두산건설은 "현재 2024년도 결산 회계를 진행하고 있는데 10년만의 최대 성과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10년만의 최대 실적에 힘입어 두산건설이 순손실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산건설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연속 순손실 행진을 지속한 바 있다. 이 기간에 쌓인 누적 순손실 규모만 2조9천억원에 달한다. 10년 동안 해마다 평균 2900억원 규모 적자를 낸 셈이다.
2021년에 73억원의 '반짝' 순이익을 내기도 했지만, 이듬해인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2104억원, 777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다시 적자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두산건설이 2024년에 매출 및 영업이익 등 호실적을 올린 가운데, 3분기까지 순이익 585억원을 내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2022년과 2023년에는 대손상각비, 자산 처분손실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 탓에 순손실을 기록했었는데, 2024년에는 일회성 비용 리스크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건설은 2022년과 2023년에도 3분기까지는 각각 89억원, 395억원 규모의 순이익을 냈다. 하지만 2022년에는 4분기에만 1900억원 규모 대손상각비를 인식하면서 결국 210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게 됐다. 2023년에는 10월 창원 공장 부지를 매각하면서 발생한 부동산처분손실 및 손상차손 등에 발목이 잡혀 결국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2024년의 경우 4분기에 2022년, 2023년과 같은 대규모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흑자전환이라는 숙원을 이루게 된다.
두산건설이 2011년 이후 장기간 순손실 늪에 빠진 배경으로는 2009년 '일산 위브더제니스' 사업장이 꼽힌다.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한 데다 시행사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을 빼돌리고 결국 도산하면서 시공사인 두산건설에 리스크가 전이됐다.
2013년 준공 후에도 두산건설은 공사비를 제대로 회수하지 못해 1000억원이 훌쩍 넘는 손해를 떠안았다. 두산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대주주였던 두산중공업이 조 단위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었는데, 이는 향후 두산그룹 유동성 위기로 이어졌다. 결국 두산건설은 채권단 관리, 상장폐지, 지배구조 개편 등을 겪어야 했다.
과거 두산건설은 시공능력평가 10위권에 위치한 건실한 업체였다. 하지만 일산 위브더제니스 미분양 충격을 기점으로 20위권, 30위권으로 밀려나게 됐다. 2023년 기준 두산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35위까지 떨어졌고 2024년에는 32위로 소폭 상승했다.
두산건설은 준공 후 7년이 훌쩍 지난 2020년에야 일산 위브더제니스 미분양 주택을 모두 털어 낼 수 있었다. 장기간 부침의 원흉이라고 할 수 있는 일산 사업장 리스크가 일단락된 만큼, 재도약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2024년 두산건설의 신규수주 규모는 4조168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과 비교해 무려 54%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신규 수주액이 1조96억원, 수주잔고가 9조10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0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두산건설의 최근 5년 매출이 1조원 후반인 점을 고려하면 약 6년치 일감을 쌓아둔 셈이다.
대규모 미분양에 따른 부침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리스크 관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 선별수주 전략을 내세우고 있으며, 사업재평가를 진행해 장기간 미착공 상태인 사업장은 수주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낮추고 있다.
두산건설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 비영업용 자산을 매각하기도 했으며 우발채무 또한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며 "2025년도에도 지속적 선별 수주와 투명경영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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