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네버슬립]
ACE 구글밸류체인액티브 ETF, '양자 컴퓨터' 엔진 장착했다
리밸런싱 통해 IBM·아이온큐 등 양자컴퓨터 종목 대거 편입
양자컴퓨터 종목 변동성 높아…"선별적 투자 필요"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13시 2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TF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서 개별 종목의 비중을 줄이고, ETF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이러한 트렌트에 맞춰 새로운 ETF를 설계하고 상장한다. 딜사이트는 견실한 ETF 산업의 성장과 건전한 ETF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ETF 유튜브 채널 <ETF네버슬립>과 ETF 뉴스레터 <ETF네버슬립>을 운영하고 있다.


출처 = 구글 홈페이지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양자 컴퓨터는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테마다. 양자 기술이 차세대 혁신 기술로 각광 받으며 이 산업에 관련된 기업들도 시장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양자 컴퓨터 종목들로 채운 ETF를 선보이거나 해당 기업을 기존 ETF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고 있다.


10일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따르면, ACE 밸류체인액티브 ETF 5종의 정기 리밸런싱이 완료됐다. 지난해 연말까지의 시장 변화에 맞춰 보유 종목의 비중을 조절하거나 새로운 종목을 편입한 것이다. 이번에 포트폴리오가 조정된 상품 중 하나는 ACE 구글밸류체인액티브 ETF다. 구글이 양자 컴퓨터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점에서 양자 컴퓨터 종목이 새로이 추가됐다.


◆ 구글에 양자 컴퓨터를 더하면?


ACE 구글밸류체인액티브 ETF는 이름처럼 구글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다. 구글을 중심으로 구글과 가치사슬로 엮인 기업 전반에 분산 투자한다. 이러한 구조가 성립하는 건 구글이 여러 산업에 걸쳐 영향력을 미치는 빅테크이기 때문이다. 통상 거대한 몸집을 지닌 기업이 성장하면 이 기업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파트너나 협력업체, 심지어 경쟁사도 동반 성장한다.


실제 이 상품은 구글 비중을 가장 크게 가져가면서 클라우드 산업의 경쟁자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했다. 또한 반도체를 생산하는 협력업체인 엔비디아, ARM, 브로드컴 등도 두루 담았다. 구글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함께 성장세를 보일만한 종목을 고른 것이다.


그런데 이번 리밸런싱을 거치면서 새로운 키워드가 부상했다. 바로 양자 컴퓨터다. 구글은 지난해 말 차세대 양자 컴퓨터 반도체 '윌로우'를 공개했다. 이에 구글이 향후 양자 컴퓨터 시장을 선점할 거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 상품은 이를 고려해 구글을 양자 컴퓨터 종목으로 묶으며 해당 산업에 집중하는 기업들을 밸류체인으로 묶어 편입했다. IBM, 아이온큐, 리게티 컴퓨팅, D-웨이브 퀀텀 등이다.


이 변화가 눈에 띄는 건 양자컴퓨터 종목들이 차지한 비중 때문이다. 10일 기준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한 건 IBM이다. 이 기업의 비중은 13.35%로 구글에 집중 투자하기 위한 디렉시온 데일리 구글 불 2배(GGLL)보다도 크다. 그다음 순위는 아이온큐가 차지했다. 아이온큐의 비중은 5.59%에 달한다. 두 기업 모두 양자컴퓨터 테마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종목이다. 또한 비중은 유의미하지 않은 수준이지만 리게티 컴퓨팅과 D-웨이브 퀀텀도 이름을 올렸다.


김원재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주식운용부 책임은 딜사이트에 "양자 컴퓨터 기술은 구글의 기존 핵심 비즈니스와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건 물론 독자적인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라며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구글의 성장과 함께할 수 있는 양자 컴퓨터 관련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고 설명했다.


◆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윌로우


구글을 양자 컴퓨터 종목으로 변신하게 만든 촉매제는 윌로우다. 윌로우는 구글의 양자 컴퓨팅 연구회사 구글 퀀텀 AI에서 개발한 최신 양자 반도체로, 105개 큐비트로 구성됐다. 이 반도체를 탑재한 양자 컴퓨터는 현존하는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가 10자년이 걸리는 계산을 5분 이내에 끝낼 수 있다. 10자년은 10셉틸리언(10의 24제곱)년으로 우주의 나이보다도 긴 시간이다.


이처럼 기존 컴퓨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연산이 빠르다는 게 양자 컴퓨터의 특징이다. 양자 컴퓨팅은 양자역학적 특징을 활용해 데이터 처리 시 연산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이다. 0과 1을 구분해 비트로 연산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0과 1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중첩 상태인 큐비트를 사용한다. 따라서 하나의 입자가 두 가지 상태로 존재하는 중첩과 양자 사이 상호작용을 통해 정보를 순간적으로 공유하는 얽힘 등의 특성을 활용할 수 있다.


윌로우가 시장 안팎의 주목을 받은 건 오류 발생률을 획기적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양자는 아주 미세한 자극에도 반응하기에 오류가 자주 발생한다. 그러나 윌로우는 최신 양자 오류 수정 기술을 이용해 이 오류율을 크게 낮추는 데 성공했다. 큐비트를 서로 연결하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큐비트 숫자가 늘어날수록 오류율이 절반씩 감소하도록 개선한 것이다. 구글의 주장에 따르면, 윌로우는 큐비트를 늘리면서 오류율을 줄일 수 있는 임계치 이하 성과를 최초 달성했다.


◆ 아직 갈 길이 먼 양자 컴퓨터


양자 컴퓨터는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혁신으로 꼽힌다. 다만 업계에서는 상용화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엔비디아를 이끄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현지시간) CES 2025에서 양자 컴퓨터의 실질적 상용화에는 20년 이상이 필요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는 "매우 유용한 양자 컴퓨터가 나오는 데 15년이 걸린다고 한다면 매우 이른 편에 속하고, 30년이라면 늦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구글마저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구글은 RCS 벤치마크 계산을 통해 윌로우의 성능을 측정했지만 실제 응용 분야는 찾지 못했다. 구글 퀀텀 AI의 하트무트 네벤 설립자는 다음 목표로 "현재의 양자 반도체로 실제 문제에 적용 가능한 계산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 컴퓨터로는 불가능한 영역의 알고리즘을 개발해 실제적이고 상업적으로 유용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즉 아직은 상용화 수준에 못 미쳤다는 뜻이다.


이러한 점에서 양자 컴퓨터 관련 투자는 전형적인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고 할 수 있다. 양자 컴퓨터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측정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양자 컴퓨터 기업들은 현재 주가를 정당화할 만한 실질적인 수익 창출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또한 실질적인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는 만큼 이런 상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관해 김원재 책임은 "양자 컴퓨터 산업은 선별적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ACE구글밸류체인액티브 ETF는 액티브 운용의 방점을 살려 산업 변화를 추적하면서 포트폴리오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즉, 시의적절한 리밸런싱을 통해 양자 컴퓨터 산업 트렌드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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