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 PE, '반등' 하나투어 속앓이…매각 '지지부진'
시장 일각서 '딜 성사' 기대했지만…국내 SI 부재로 진척 없어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하나투어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일각에서 하나투어 매각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지만 실상은 인수 의사를 밝힌 전략적 투자자(SI)가 없어 매각 작업에 진척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매각 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씨티글로벌은 1년 가까이 다수의 잠재 원매자를 상대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관심을 보이는 곳이 없어 매각에 애를 먹고 있다.


하나투어는 실적으로만 보면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실적이 급격히 쪼그라들었지만 엔데믹 이후 'V자' 반등에 성공했다. 하늘길이 본격적으로 열린 지난 2023년 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257.9% 증가한 411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40억원을 기록, 흑자 전환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지난해 실적은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47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4%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62.9% 증가한 373억원이었다. 지난해 4분기에도 성수기인 3분기 못지않은 송출객수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2024년 영업이익은 542억원(증권사 추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하나투어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이자 최근 인수합병(M&A) 시장 일각에서 하나투어 매각 딜이 상당 수준 진행됐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최대주주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하나투어를 지난해 매물로 내놓은 이후 마케팅이 계속 이뤄져 왔고 최근 실적 호조까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IMM PE는 지난 2020년 1289억원을 들여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하나투어 지분 16.67%를 취득하고 최대주주에 올랐다. 2019년 조성한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4호'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IMM PE는 자신의 지분 외에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6.53%), 권희석 부회장(4.48%) 몫을 합친 27.68%에 대한 매각을 추진 중이다.


시장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하나투어 매각 작업은 지지부진하다. 현금창출력 등 기초체력은 튼튼한데 매물을 소화할 원매자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IB업계는 고환율, 국내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이같은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있어 SI들이 좀처럼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 소비자들의 심리는 계속 위축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8.4였다. 이는 전달 대비 12.3p나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비상계엄 사태에 이어 제주항공 참사까지 일어나면서 소비심리가 큰 폭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IB업계는 하나투어에 관심을 보일만한 SI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잠재적인 원매자로 꼽히는 대형 유통그룹인 롯데와 CJ, 신세계 등이 최근 실적 부진과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어 하나투어 인수에 나설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하나투어 매각에 진척이 있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IMM PE쪽에서 계속 원매자를 찾고 있지만 국내 SI가 뛰어들지 않고 있어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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