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봤더니]
'상생과 협업' 파라투스, 김정년 부사장
'IRR 170%' 엔켐 발굴, 5개 투자사와 공동투자 주도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 김정년 부사장 (제공=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


[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는 기술력 있는 초기·중견기업들을 발굴해내며 실력있는 하우스로 부상하고 있다. 활발한 공동투자와 신생 사모펀드운용사(PEF)와의 상생을 통해 업계에서의 평판도 좋다. 지난 연말에는 뉴노멀TCB펀드가 우수한 투자실적으로 특허청장상을 받기도 했다.


뉴노멀TCB펀드는 파라투스가 지난 2021년 결성한 2호 블라인드펀드로 1945억원 규모다. ▲산업통상자원부 ▲국내 배터리 3사 ▲민간은행 ▲모태펀드 특허계정 등이 공동투자했다. 모태펀드 특허계정이 출자한 펀드 중 가장 큰 규모다. 주목적투자대상은 2차전지 분야이며 결성 2년 만에 약정액을 모두 소진했다.


◆ 엔켐 투자로 1년새 원금 3배 회수...IRR 170%


파라투스는 지난 연말 한국벤처투자가 주최한 코리아 벤처캐피탈(VC)어워즈에서 최우수심사역 부문에 선정돼 특허청장상을 수상했다. 한국벤처투자는 당해 회수액 기준 펀드 내부수익률(IRR)을 산정했는데 파라투스의 뉴노멀TCB펀드가 IRR 170%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뉴노멀TCB펀드의 최고 효자 포트폴리오는 엔켐이다. 파라투스 김정년 부사장이 소싱해 1년 만에 투자금 200억원 대비 3배에 달하는 600억원의 회수금을 가져다줬다. 엔켐은 지난 2023년 미국진출을 위해 1200억을 모집했는데 당시 ▲파라투스 ▲우리PE ▲NH PE ▲산은캐피탈 ▲시냅틱 ▲스톤브릿지벤처스가 공동 투자에 참여했다.


지난 10일 파라투스 사무실에서 만난 김 부사장은 2차전지 밸류체인에서 엔켐의 향후 성장가능성을 내다봤다. 엔켐은 전해액 분야에서 국내 1위, 글로벌 3~4위 수준이다. 이 분야 세계 1~2위가 중국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대중국 무역견제로 오히려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점을 감안했다. 


특히 전해액은 액체라는 물질적 특성으로 2차전지 공장과 인접한 곳에서 생산 및 납품하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중국 기업이 미국 내 2차전지 공장 인근 부지를 활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결정을 내렸다. 

   

김 부사장은 "엔켐은 2차전지 벨류체인에서 중요도가 높은 기업이지만 에코프로, 천보에 비해 저평가됐다"며 "투자 당시 만기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했다"고 말했다.


이어 "뉴노멀TCB펀드는 엔켐을 포함해 두 건의 투자로 이미 900억원을 회수했다"며 "펀드 총액에서 비용 등을 제외했을 때 이미 투자금의 절반 수준을 회수했다"고 덧붙였다.


◆ 정 대표와 맥쿼리에서 인연, 파라투스 창업으로


파라투스는 서울대학교 항공우주공학과 출신의 정상억 대표와 펜실베니아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의 김정년 부사장이 합심해 설립한 회사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2007년 맥쿼리증권 서울지사에서 처음 시작했다.


김 부사장은 펜실베니아대학교를 졸업한 후 맥쿼리은행 본점에서 고속도로 M&A 자문팀에 배정돼 호주순환고속도로 딜에 대한 자문 등을 맡았다. 그러다가 2007년 호주 출신의 맥쿼리증권 한국지사 사장의 추천으로 한국에 들어왔다. 당시 정 대표는 맥쿼리증권에서 근무하고 있을 때였다.


두 사람은 이후 국내 1세대 VC인 인터베스트에서 함께 근무하며 인연을 이어나갔다. 이찬호 파라투스 부사장도 인터베스트에서 알게 됐다. 이 부사장은 성균관대 약학박사 출신의 바이오 투자전문가로 2015년 파라투스에 합류해 지금까지 정 대표, 김 부사장과 함께하고 있다.


파라투스는 PEF 중심의 투자를 진행하며 지난 11년간 꾸준히 성장했다. 설립 초기 인터베스트 같은 창업투자회사를 지향했으나 정 대표와 김 부사장 모두 맥쿼리에서 M&A 딜 소싱을 전문으로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PEF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초기에는 트랙레코드가 없다보니 프로젝트펀드로 SK그룹과 LS그룹의 계열사 등에 투자해왔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PEF의 GP커밋비율이 벤처펀드 보다 적기 때문이다. 같은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더라도 PEF의 경우 GP커밋이 1% 수준으로 10억원에 불과하다. 파라투스는 초기 PEF 중심의 프로젝트 펀드로 트랙레코드를 구축해오던 설립 6년 차에 2019년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출자사업에 처음으로 선정됐다. 이를 기반으로 하우스 최초의 블라인드 펀드인 혁신성장 M&A1호를 결성했다.


김 부사장은 "성장금융 출자사업 때 L&S벤처, SKS PE 등 오랜 업력의 하우스들과 경쟁했다"며 "파라투스는 업력이 짧아 당시 기준으로 단 한 곳의 엑시트 실적 밖에 없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성장금융의 출자를 받는데 성공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정상억 대표와 함께 3040의 패기로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며 "창업 당시 현재 사무실이 넓었는데 지금은 직원들이 많아져서 좁은 느낌이 들 정도"라고 소감을 밝혔다.


◆ '좋은 딜이면 언제든 공동투자'...신생 PE와 상생정신 발휘


파라투스는 좋은 투자라면 언제든 협력한다는 투자철학을 가지고 있다. 정 대표, 김 부사장 모두 협업에 대한 부담이 없는 사람들이다. 좋은 딜이 나오면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를 가리지 않고 협업하는 분위기다. 5개 하우스가 공동으로 참여한 엔켐 투자를 비롯해 차량용 연성회로기판(FPCB) 제조사 써킷플렉스 인수 건도 반도체 소부장업체 케이엔제이와 공동투자로 진행했다.


신생 PE와도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업계 평판도 좋다. 파라투스는 지난 2020년 골든루트인베스트먼트와 반도체 소부장업체 호산테크를 공동인수했다. 골든루트는 2020년 8월 설립한 PE로 파라투스와의 협업으로 마수걸이 투자에 성공했다. 


파라투스는 신생PE인 골든루트에 딜과 관련된 노하우를 제공해주는 한편 LP들을 직접 주선해주며 가교역할을 자처했다. 이러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신생 PE들이 직접 딜을 소싱해 파라투스에게 공동투자를 제안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이어진다.


김 부사장은 "협업을 하면 실사비용을 공동으로 분담할 수 있고 여러 운용역들이 동시에 기업 관리에 참여할 수 있다"며 "회사가 전반적으로 협업에 열려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현재 파라투스의 운용자산(AUM)은 누적 8360억원이며 총 18개사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1차 클로징을 완료한 혁신성장 M&A2호는 오는 5월까지 500억원을 증액해 2000억원 규모로 결성할 예정이다. 이 펀드가 출범하며 누적 AUM은 1조원을 돌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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